서 론
보리는 4대 곡물 중 하나로서 전분이 64%로 주를 이루 며 단백질 11%와 β-glucan 5%, 그 외 섬유질, 수분 등의 기타 성분 20%로 구성되어있다(Macgregor & Fincher, 1985). 보리는 껍질이 잘 분리되는 쌀보리(naked barley)와 껍질이 분리되기 어려운 겉보리(unhulled barley)로 나뉘는 데, 겉보리는 주로 맥아, 양조사업에 이용되며 쌀보리는 식 품 가공용으로 이용되고 있다(Park et al., 1978). 맥주양조 에 특화된 종인 맥주보리는 제주지역이 주 생산지이며, 국 내에서 겨울철 논을 이용하여 조사료 급원으로 널리 재배 되고 있는 청보리 또한 제주지역에서 재배되고 있다(Song et al., 2013). 청보리는 보리를 수확하기 15일전, 그 이후 에 수확한 것으로 일반보리에 비하여 chlorophyll이 많을 뿐만 아니라 항산화능을 갖는다(Yu et al., 2006). 최근에는 cyanidin과 delphibidin의 anthocyanin 계통의 천연색소를 다량 함유하고 있는 검정보리가 충청 및 전라도 지역에서 재배되고 있다(RDA, 2011).
(1→3)(1→4)-β-D-Glucan(β-glucan)은 보리, 귀리, 호밀, 쌀 등 곡류의 세포벽에 존재하는 수용성 식이섬유로(Lee et al., 2012), 보리는 품종에 따라 약 5%의 β-glucan을 함 유하고 있다(Macgregor, 1993). β-Glucan은 세포벽의 안쪽 에 존재하여 세포벽내의 다른 성분들과도 복잡하게 결합되 어 있고(Forrest & Wainwright, 1977; Miller et al., 1995) 분자량이 커 수용액 상태에서 높은 점성을 나타낸다(Bhatty, 1993; Kim & Ryu, 2003; Andersson et al., 2004). β- Glucan은 화학구조상 다량의 glucose들이 β(1→4)와 β(1→ 3)결합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는 β(1→4)결합만으로 이루 어진 cellulose와는 다르게 β(1→3)결합이 존재하여 불규칙 적인 구조의 분자형태를 나타낸다(Woodward et al., 1983; Buliga et al., 1986). 이러한 구조로 인해 추출이 불완전하 며 추출 시 β-glucan의 함량비가 낮아지기도 한다(Bhatty, 1993; Dawkins et al., 1993). β-Glucan은 보리의 종류 및 상태에 따라 분포 및 함량이 다르기 때문에 보리의 도정률 에 따라서도 β-glucan의 회수율이 다르게 나타난다(Kim & Ryu, 2003). β-Glucan은 수용성 식이섬유로 인체 내 소화 기관에서 분해되지 않고 점성이 높아 혈중 포도당과 insulin에 대한 조절반응을 향상시키고, 담즙산(bile acid) 대사의 변화를 일으켜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는 생리적 기능성을 갖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Lee, 1996; Chronakis et al., 2004). 우수한 생리적 기능성을 갖는 보 리가 제주 지역에서 다양한 품종으로 재배되고 있지만 제 주보리의 이화학적 특성 및 기능성 인자인 β-glucan에 대 한 연구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본 연 구에서는 제주 지역에서 재배, 생산되는 보리의 이화학적 특성을 분석하고, 이로부터 수용성 식이섬유인 β-glucan을 추출하여 품종에 관계 없이 타 지역에서 재배된 보리와 이 화학적 특성을 비교, 분석하여 기능성을 갖춘 가공식품으 로서 활용할 수 있는 기초자료를 제공하고자 하였다.
재료 및 방법
본 실험에서 사용한 겉보리(unhulled barley)는 전라남 도 장흥군, 검정보리(black barley)는 충청북도 괴산군에서 재배된 것을 구입하였고, 제주맥주보리(Jeju beer barley), 제주쌀보리(Jeju naked barley)는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에서 제주청보리(Jeju blue barley)는 제주특별자치도 서귀 포시에서 재배된 것을 구입하여 사용하였다. 제주보리는 도정된 것(polished Jeju beer barley)과 도정하지 않은 것 (unpolished Jeju beer barley)을 각각 구입하였다. 구입한 보리를 실험실용분쇄기(MF10, Ika-Werke GMBH & Co., Staufen, Germany)를 사용하여 100 mesh 이하로 분쇄한 후 시료로 사용하였다.
보리 시료의 일반성분은 AOAC법(1995)에 따라 분석하 였다. 수분함량은 수분함량측정기(MX-50, AND Ltd. Co., Tokyo, Japan)를 이용하여 105℃ 상압가열조건법으로 측정 하였고, 조단백질은 Kjeldahl 분석법, 조지방은 Soxhlet 추 출법, 회분은 직접회화법(550℃)을 이용하여 정량하였다. β-Glucan, 전분, 식이섬유 함량은 Megazyme assay kit (KBGLU, K-TSTA, K-TDFR, Megazyme International Co., Wicklow, Ireland)를 이용하여 측정하였다.
보리시료의 겉보기 점도를 비교하기 위하여 Jeong et al. (2004) 방법을 변형하여 분석하였다. 분쇄된 보리시료와 증 류수를 1:8의 비율로 하여 현탁액을 만든 후 점도계(DV-I, Brookfield Engineering Labs. Inc., Middleboro, MA, USA) 를 이용하여 상온과 80℃에서 열처리 후에 점도를 측정하 였다. 가열교반기(MSH-20D, Daihan Scientific Co., Wonju, Korea)를 이용하여 온도를 유지하였고, 점도계의 spindle은 상온 24℃에서 No.2와 열처리 후에는 No.6를 사용하여 100 rpm 속도로 3회 반복하여 측정하였다.
분쇄된 보리시료로부터 β-glucan의 추출은 Kim & White (2010)의 방법을 변형하여 실시하였다. 보리가루 15 g과 82% 에탄올 150 mL을 85℃에서 2시간 동안 열환류 장치를 이용하여 reflux한 후 원심분리(3,100 × g, 20 min)하 여 얻은 침전물에 95% 에탄올 50 mL을 넣어 섞은 다음 다시 원심분리(3,100 × g, 15 min)하여 상층액을 버리는 과 정을 2번 반복하여 얻은 침전물을 건조기(JSOF-150, JS Research Inc., Gongju, Korea)를 이용하여 40℃에서 건조 시켰다. 건조된 시료는 약 12 g 정도였으며 여기에 120 mL 의 증류수를 넣어 47℃의 교반식 항온수조(JSSB-30T, JS Research Inc., Gongju, Korea)에서 3시간 동안 추출한 후 원심분리(3,100 × g, 20 min)하여 상층액을 얻는 과정을 3번 반복하였다. 이 과정을 통해 얻은 상층액에 200 μL의 α- amylase (Sigma-Aldrich Co., St. Louis, MO, USA)와 36- 40 mg calcium chloride (Sigma-Aldrich)를 넣어 90℃ 교 반식 항온수조에서 2시간 동안 전분을 가수분해시킨 후 원심분리(3,100 × g, 20 min)하여 얻은 상층액에 15 mg의 pancreatin (Sigma-Aldrich)과 10% sodium azide (Sigma- Aldrich) 200 μL를 넣고 40℃에서 3시간 동안 반응시킨 후 2배 용량의 60% 에탄올을 넣고 4℃에서 12시간 이상 β- glucan을 침전시켰다. 침전액을 원심분리(3,000 × g, 20 min) 하여 얻은 β-glucan을 증류수에 용해시킨 후 -20℃에서 동 결하고, 동결건조기(TFD Series, Ilshin Biobase Co., Dongducheon, Korea)를 이용하여 진공동결건조 하였다.
동결건조한 β-glucan의 총 β-glucan 함량을 Megazyme β-glucan assay kit (K-BGLU, Megazyme International)를 이용해 측정하였다. 즉, 동결건조된 β-glucan 약 10-20 mg 에 50% 에탄올 200 μL와 sodium phosphate buffer (20 mM, pH 6.5) 4 mL을 넣고 혼합하였다. 끓는 물에 1분 동안 넣 고 다시 잘 혼합한 후 다시 끓는 물에 2분 동안 넣었다가 혼합하였다. 50℃에서 5분간 방치한 후 lichenase (ELICHN, Megazyme International Co., Wicklow, Ireland) 200 μL(10 U)를 넣고 잘 섞어준 후 50℃ 교반식 항온수조 에서 1시간 동안 섞어주며 중간에 3-4회 정도 흔들어주었 다. Sodium acetate buffer (200 mM, pH 4.0) 5 mL를 넣고 잘 섞어준 후 상온에 5분간 방치하였다. 이후 원심분리 (1,000 × g, 10 min)하여 상층액 100 μL를 3개의 시험관에 취하였다. 2개의 시험관에는 β-glucosidase (E-BGLUC, Megazyme International) 100 μL (0.2 U)를 넣고 나머지 1 개의 시험관에는 sodium acetate buffer (50 mM, pH 4.0) 100 μL를 넣어 50℃에서 10분간 반응시켰다. GOPOD Reagent (K-GLUC, Megazyme International) 3 mL을 각 시험관에 넣고 50℃에서 20분간 보관한 후 분광광도계 (OPTIZEN 2120UV, Mecasys Co. Ltd., Daejeon, Korea)를 이용하여 510 nm에서 흡광도를 측정하여 β-glucan 함량을 구하였다.
β-glucan의 물에 대한 재용해율(resolubility)이 β-glucan의 순도와 분자량, β(1→3):β(1→4)결합비와 관련이 있을 것으 로 예상되어(Lee, 1996) β-glucan의 재용해율을 측정하였다. 추출된 β-glucan에 10배의 증류수를 넣고 50℃에서 12시간 동안 교반식 항온수조에서 교반한 후 원심분리(16,000 × g, 20 min)한 후 상층액을 버리고 침전물을 건조시켜 불용성 고형분의 무게를 측정하여 재용해율을 산출하였다.
보리의 종류에 따른 β-glucan의 구조적 차이를 비교하기 위하여 β(1→3)과 β(1→4)의 결합비를 측정하였다(Woodward et al., 1983). β(1→3)으로 결합된 glucose 함량과 총 glucose 함량을 각각 구한 후, 총 glucose 함량에서 β(1→3)으로 결합된 glucose 함량을 빼서 β(1→4)결합으로 이루어진 glucose 함량을 구하여 결합비를 측정하였다. β(1→3)결합으 로 된 glucose 함량은 동결건조한 β-glucan 2 mg에 20 mM sodium phosphate buffer (pH 6.5)와 lichenase 4 U를 넣고 40℃에서 22시간 동안 반응 시킨 후 200 mM sodium acetate buffer (pH 4.0) 5 mL을 넣어 원심분리(2,000 × g, 10 min)를 하였다. 상층액 100 μL에 exo-1,3-β-glucanase (E-EXG5AO, Megazyme International) 1 U를 넣어 50℃에 서 10분 동안 반응시킨 후 GOPOD Reagent로 발색하여 510 nm에서 흡광도를 측정하여 계산하였다. 총 glucose 함 량은 β(1→3)결합과 같이 22시간 동안 반응시킨 후 β- glucosidase 0.2 U를 넣고 50℃에서 10분 동안 반응시킨 후 100 μL을 취해 GOPOD Reagent로 발색시켜 510 nm에서 흡광도를 측정하여 계산하였다.
결과 및 고찰
보리의 종류에 따른 일반성분분석 결과는 Table 1과 같 다. 겉보리, 검정보리, 제주쌀보리의 단백질 함량은 11.05%, 12.00%, 12.81%로 7.70%인 제주청보리와 9.10- 9.25%인 제주맥주보리에 비해 더 높은 단백질 함량을 나 타내었다. 제주맥주보리는 맥주양조에 사용되는 특성으로 인해 단백질 함량이 낮았으며, 도정에 따라서는 단백질 함 량에 유의적인 차이를 미치지 않았다(p>0.05). 보리의 지방 함량은 1.66-2.41% 범위로 품종간 큰 차이가 없었으나 도 정되지 않은 제주맥주보리는 3.33%로 높은 값을 나타내었 다. 회분 함량도 지방 함량과 비슷하게 도정되지 않은 제 주맥주보리를 제외하고 나머지 보리 품종들은 비슷한 값을 나타내었다. 전분 함량은 제주에서 재배된 보리가 겉보리 나 검정보리보다 대체로 높은 경향을 보였으나 유의적인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다(p>0.05). 특히 도정되지 않은 제주 맥주보리는 전분 함량 56.66%로 도정된 보리에 비하여 낮 은 값을 나타내었다. 식이섬유 함량은 겉보리가 9.75%, 제 주쌀보리가 9.29%, 제주청보리가 10.11%로 유의하게 나타 났으며, 검정보리가 6.63%, 도정된 제주맥주보리가 5.88% 로 비교적 낮게 나타났다. 도정되지 않은 제주맥주보리는 18.68%의 가장 높은 식이섬유 함량을 나타내는 것으로 보 아 보리의 도정이 식이섬유 함량과 밀접한 영향이 있음을 나타내었다. 식이섬유 중 수용성식이섬유인 β-glucan의 함 량은 겉보리가 5.03%, 검정보리가 5.86%로 농촌진흥청에 서 조사한 함량과 유사한 값을 나타내었다(RDA, 2011). 제주에서 재배된 제주쌀보리와 제주청보리는 각각 8.63%, 7.02%로 기존의 보리가 함유하고 있는 약 5%의 β-glucan 함량에 비해 높은 값을 나타내었다(Macgregor, 1993). 제주 맥주보리는 도정 처리에 영향 없이 β-glucan의 함량이 다 른 보리 종에 비해 낮은 4.49-4.95% 범위였는데, 이는 맥 주양조에 이용되는 맥주보리는 β-glucan에 의해 맥주의 여 과나 맥즙 분리에 어려움을 야기할 수 있어 β-glucan의 함 량을 낮춘 품종으로 개량된 것으로 판단된다(Lee, 1996).
보리의 종류에 따른 물리적 특성을 비교하고자 점도특성 을 측정한 결과는 Table 2와 같다. 겉보리, 검정보리, 도정 되지 않은 제주맥주보리와 도정된 제주맥주보리 현탁액의 점도는 상온에서 32.0-44.3 cP로 유사한 값을 나타내었다. 이에 반해 제주쌀보리는 102.5 cP와 제주청보리는 84.4 cP 로 더 높은 점도특성을 나타내었다. 이는 보리의 일반 성 분 함량과 관계가 있는데, 보통 곡류의 점도는 전분 함량 에 따라 가장 많은 영향을 받고 식이섬유, 단백질과 지방 함량 순으로 영향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Sikorski et al., 2008). 전분 함량이 유사했던 제주쌀보리와 제주청보리 의 점도는 분자량이 큰 식이섬유인 β-glucan의 함량이 다 른 보리 품종에 비해 높은 것으로 보아 β-glucan에 의해 높은 점도를 나타낸 것으로 사료된다(Lee et al., 2012).
가열 시 보리 현탁액의 점도는 크게 증가하였는데, 겉보 리, 검정보리, 도정된 제주맥주보리는 1516.7 cP, 1793.3 cP, 1540.0 cP의 값을 나타내었고, 제주쌀보리와 제주청보 리는 2350.0 cP, 4563.3 cP로 높은 점도 특성을 나타내었다. 한편, 도정하지 않은 제주맥주보리는 356.9 cP로 가열 전 점도와 가열 후 점도에서 모두 낮은 값을 보였다. 상온에 서의 점도와 가열 후 점도의 차이가 겉보리는 1476.7 cP, 검정보리는 1754.2 cP, 제주쌀보리는 2247.5 cP, 제주청보리 는 4478.9 cP, 도정되지 않은 제주맥주보리는 324.9 cP, 도 정된 제주맥주보리는 1495.7 cP로 온도 증가에 따라 점도 의 큰 차이를 보였다. 이는 보리의 일반성분 중 60% 이상 을 차지하는 전분이 가열에 의해 호화 되어 보리 현탁액의 점도를 증가시킨 것으로 볼 수 있다(Jeong et al., 2013). 또한 가열에 의해 보리의 불용성 세포벽이 파괴됨으로써 수용성 식이섬유(특히, β-glucan)의 양이 증가하여 점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된다(Brandt et al., 1984; Hwang et al., 1994). Choi et al. (2003) 연구에서는 β-glucan의 첨 가가 12% 메성 및 찰성 보리전분 현탁액의 호화과정 중 점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하였는데, 특히 메성 보리 전분 현탁액이 β-glucan의 첨가에 의해 월등히 점도가 증 가하였음을 나타내었다. 또한 보리전분의 팽윤에 대한 저 항 정도가 높을수록 전분의 호화 온도가 증가하여 점도가 상대적으로 낮아졌다(Jeong et al., 2013). Izydorczyk et al. (2000) 연구에서는 보리 가루 현탁액(1:6, 보리가루:물)에 효소를 처리하여 β-glucan이 점도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 였는데 전분 분해 효소인 α-amylase의 작용보다 β-glucan 분해효소인 lichenase의 작용이 점도 감소의 즉각적인 원인 이 됨을 제시하였고, 단백질 분해효소인 protease는 점도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보고하였다. 따라서 보리 가루 현 탁액에서 전분이나 단백질의 분해보다 β-glucan의 분해가 점도 감소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사료된다.
겉보리와 검정보리의 일반성분 함량과 점도 관계를 고려 시 단백질, 지방, 회분, 전분, β-glucan 함량들이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으나(Table 1), 점도는 식이섬유 함량이 적은 검정보리가 유의적으로 높게 나타났다(Table 2). 이는 검정 보리의 식이섬유에 비해 겉보리에 수용성 식이섬유인 β- glucan을 제외한 불용성 식이섬유를 함유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제주쌀보리와 제주청보리가 다른 품종의 보리보다 가열 전과 후에 큰 점도를 나타냈으나, 전분이나 식이섬유 함량은 도정되지 않은 제주맥주보리 외의 다른 품종의 보리들과 유사하였으므로 보리의 점도가 β-glucan 의 함량과 관련이 있었음을 시사한다. 하지만, 제주쌀보리 와 제주청보리의 지방, 회분, 전분, 식이섬유, β-glucan 함 량이 유사하였을 때는(Table 1) 단백질 함량이 적은 제주 청보리가 더 높은 점도를 나타내었다. 점도가 현저히 낮은 도정되지 않은 제주맥주보리는 전분함량이 다른 보리보다 낮았고 식이섬유 함량이 높았는데(Table 1), 이는 도정되지 않은 제주맥주보리의 전분 호화도가 낮았고 수용성에 비해 불용성 식이섬유를 함유하고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이 와 같이 보리 가루 현탁액의 점도는 가열에 의한 물리적인 처리뿐만 아니라 일반성분 함량과 그들 서로간의 상호작용 에 의해서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로 다른 품종의 보리로부터 추출한 β-glucan의 순도를 확인하기 위하여 β-glucan 함량을 측정한 결과는 Table 3 과 같다. 추출된 β-glucan의 함량은 겉보리가 85.23%로 가 장 높았고 제주청보리가 70.12%로 가장 낮았으며 제주쌀 보리와 제주맥주보리, 검정보리는 78-80% 범위로 유사하 였다. 비교적 β-glucan 함량이 낮았던 겉보리(5.03%)와 검 정보리(5.86%), 도정된 제주맥주보리(4.95%)에서 약 80% 의 β-glucan을 추출할 수 있었다. Kim & Ryu (2003)에 따르면 호분층에서 외피로 갈수록 β-glucan의 회수율이 낮 다고 보고했으나 도정되지 않은 제주맥주보리의 경우 β- glucan 함량이 도정한 제주맥주보리와 유의적인 차이를 나 타내지 않는 것으로 보아 본 연구에서 이용된 β-glucan 추 출방법이 도정되지 않은 보리의 β-glucan 추출 순도를 높인 것으로 판단된다. β-glucan은 주로 펩타이드와 arabinoxylan 등과 강하게 결합되어 있는데(Bhatty, 1993; Zheng et al., 2000; Storsley et al., 2003), 특히 단백질은 외피로 갈수록 함량이 증가하여 β-glucan과 강하게 결합되어 있다고 보고 되었다(Kim & Ryu, 2003). 따라서 보리의 외피 중 단백질, 펩타이드, 전분, arabinoxylan 등의 성분들이 도정 정도에 따라 함량의 차이를 보여 β-glucan의 추출 순도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판단되며, 이는 단백질과 전분 함량이 높았 던 제주청보리의 β-glucan 추출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사 료된다.
추출된 β-glucan의 용해특성을 비교하여 Table 3에 나타내 었다. 검정보리에서 추출된 β-glucan의 재용해율은 71.83% 로 가장 높았으며, 도정되지 않은 제주보리가 12.70%로 가장 낮았다. 이는 추출된 β-glucan의 화학구조적 특성 중 분자량과 관련이 있었을 것으로 예상된다(Wood et al., 1991). β-Glucan의 용해도는 분자량이 증가할수록 낮아졌으 며, 낮은 분자량을 갖는 경우에는 β-glucan은 용해도가 처 음에는 증가하다가 다시 감소하였다(Kim & White, 2011).
추출된 β-glucan의 순도가 가장 낮았던 제주청보리의 재 용해율은 39.50%로 낮았는데, 이는 제주청보리의 β-glucan 이 고분자물질로 구성되어 있고(Lee et al., 2012) 추출된 β-glucan의 순도가 낮아 다른 보리품종들에서 비해 낮은 것으로 보아 불용성 물질들이 많이 결합되어 있어 물에 대 한 용해도를 감소시켰을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도정되지 않은 제주맥주보리로부터 추출한 β-glucan 함량은 78%로 다른 보리들과 차이가 없었으나 재용해율이 가장 낮았던 것으로 보아 식이섬유 중 불용성 성분의 함량이 높아 β- glucan의 재용해율을 감소시킨 것으로 생각된다. 보리 품종 에 따라 추출된 β-glucan 재용해율의 차이가 나타나는 것 으로 보아 추출 및 정제 과정에서 β-glucan의 구조적 특징 인 분자량과 β(1→3):β(1→4) 결합 비율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판단된다(Autio, 1996). 추출 과정 중 침전시켜 얻 은 β-glucan은 재용해에 어려움이 있다는 보고(Beer et al., 1996)에 따라 본 연구에서 추출 중 β-glucan을 에탄올로 침전시켰는데 이와 같은 방법이 β-glucan 재용해율에 영향 을 미쳤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게다가 β-glucan의 미세구조, 세포벽 구성물질, 전처리, 추출조건 등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해 β-glucan의 용해 특성은 달라질 수 있다(Lee, 1996).
β-Glucan을 이루고 있는 glucose의 결합 형태와 β(1→3) 과 β(1→4) 결합비를 측정한 결과는 Table 4와 같다. β(1→ 3):β(1→4) 결합비는 겉보리와 도정되지 않은 제주맥주보리 가 비슷한 값인 1:2.3과 1:2.37을 나타내어 낮았으나 다른 보리 품종들과 통계학적으로는 유의적인 차이를 나타내지 않았다(p>0.05). Stone et al. (1992)에 보고된 결과에 따르 면 보리 β-glucan의 β(1→3):β(1→4) 결합비는 1:2.3-3.0 정 도였는데, 검정보리와 제주쌀보리, 제주청보리, 도정된 제 주맥주보리는 1:3.60, 1:3.52, 1:4.49, 1:3.95으로 보고된 결 과값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는 추출 시 β-glucan의 정제가 잘 된 것일수록 결합비가 증가한다는 보고에 따라(Park et al., 2005), β(1→3):β(1→4) 결합비의 차이가 β-glucan의 정 제율에 따라 다르게 나타남을 시사한다. 추출된 β-glucan의 순도가 높았던 검정보리, 제주쌀보리, 제주청보리, 도정된 맥주보리의 β-glucan은 겉보리와 도정되지 않은 맥주보리 의 β-glucan보다 정제율이 높았다고 판단 할 수 있다. 하지 만 추출한 β-glucan 중 순도가 현저히 낮았던 제주청보리 의 결합비가 높은 반면 추출한 β-glucan 중 순도가 가장 높았던 겉보리의 결합비가 낮은 결과값을 나타났기 때문에 정제율만이 β(1→3):β(1→4) 결합의 비율에 영향을 미친다 고는 할 수 없는 것으로 생각된다. β-glucan 중 β(1→4) 결 합비가 높은 분획의 경우 평균 분자량이 작았다는 보고 (Izydrczyk et al., 1998)에 따르면 β(1→4) 결합으로 이루어 진 glucose의 함량이 높은 제주쌀보리와 제추청보리가 평 균분자량이 작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도정되지 않은 제 주맥주보리와 도정된 제주맥주보리의 β(1→3):β(1→4) 결합 비가 다르게 나타나는 것으로 보아 도정률에 따라서도 β(1 →3):β(1→4) 결합비가 달라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요 약
본 연구에서는 제주 지역에서 재배하고 생산되는 보리의 이화학적 특성을 분석하고, 수용성 식이섬유인 β-glucan을 추출하여 타 지역에서 재배된 보리와 비교, 분석하여 제주 보리가 기능성을 갖춘 제품으로 활용될 수 있는 자료를 제 시하고자 하였다. 제주 지역에서 재배된 보리는 전반적으 로 전분 함량과 식이섬유 함량이 높았으며, 특히 수용성 식이섬유인 β-glucan의 함량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 맥주보리는 타 지역 보리와 유사한 성분 함량을 갖는 것으 로 나타났으며 도정유무가 전분, 식이섬유와 β-glucan 함량 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리의 점도는 가열 처 리에 의해 상당량 증가하였는데 상온에서는 제주쌀보리가 102.5 cP의 높은 점도를 나타내었고 가열 후에는 4563.3 cP로 제주청보리가 가장 높은 점도를 나타내어 타 지역 보 리에 비해 점도가 높게 나타났다. 또한 도정 유무가 점도 에 영향을 미쳤는데, 도정되지 않은 제주맥주보리의 점도 가 도정된 제주맥주보리에 비해 현저히 감소하였다. 열수 와 효소를 이용하여 보리로부터 비교적 높은 수율의 β- glucan을 추출하였다(70-80%). 추출된 β-glucan의 재용해율 은 보리의 품종에 따라 다르게 나타났는데, 검정보리와 제 주쌀보리의 재용해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도정되지 않은 제주맥주보리는 가장 낮은 재용해율을 보여 도정이 추출된 β-glucan의 물리적 특성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β-Glucan을 구성하는 glucose들간의 β(1→3):β(1 →4) 결합비는 1:2.3-4.49의 범위에서 측정되었으며, 정제 정도만이 β(1→3):β(1→4) 결합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 니라 도정율과 같은 다른 요인들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였고, 구체적으로 어떠한 요인들이 β(1→3):β(1 →4) 결합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가 더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본 연구를 통하여 제주 지역에서 재배된 보리의 일반성분과 온도에 따른 점도 특성, 추출된 β-glucan의 이화학적 특성의 결과를 바탕으로 제주 보리를 활용한 새로운 기능소재 및 제품 개발에 이용 가능성이 높 을 것으로 기대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