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1-2인 가구의 증가, 취업여성의 확대와 같은 사회구조의 변화에 따라 편의성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이 증가함과 더불 어 편의성이 강조된 신선편의식품의 성장이 나타나고 있다 . 신선편의식품이란 “신선 상태의 농산물을 편리하게 이용 할 수 있도록 세척, 박피, 절단 등의 과정을 거쳐 위생적 으로 포장되어 유통되는 조리용 채소 및 그대로 섭취할 수 있는 샐러드, 조각과일 등의 식품”이다(Kim et al., 2019). 신선편의식품의 국내판매액은 2008년 기준 231억에서 2021년 2296억으로 약 10배 성장하였다(Ministry of Food and Drug Safety, 2013;2021). 특히 2019년 대비 2020년 의 판매액이 21.7% 성장하며 코로나19 이후의 큰 변화가 감지된다. 인건비 증가로 인해 조리인력의 고용 대신 신선 편의 농산물에 대한 외식·급식업체 등의 B2B 소비자 수요 가 증가하고(Kim et al., 2019), 더불어 코로나19 이후 편 리성을 추구하지만 건강에 대한 관심이 많은 B2C 소비자 들의 수요가 증가되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편의식품은 소비자들이 음식 준비, 섭취, 청소에 투입되는 시간, 물리적 및 심리적 노력을 줄여준다(Candel, 2001). 무엇이 절약되는지, 어떤 단계에서 적용되는지를 두 가지 기준으로 편의식품을 구분할 수 있는데(Scholderer & Grunert, 2005), 이중에서도 신선편의식품은 세척 및 껍질 제거, 절단 등의 공정을 통해 준비 단계의 시간과 섭취 단 계의 물리적 노력을 줄여줄 수 있다. Kim et al. (2019)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신선편의 채소(fresh-cut vegetables) 나 신선편의 과일(fresh-cut fruits)을 구매한 경험이 있는 소비자는 간편·편리해서 구매하는 경우가 각각 62.1%, 69.6%로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면에는 안 전성, 품질, 그리고 맛에 대한 측면에서 부정적인 인식이 존재한다. Kim et al. (2020)의 소비자 조사결과에 따르면 신선편의 채소나 컵/조각과일을 구매하지 않는 이유로는 가격적인 이유를 제외하고는 ‘위생·안전성 염려’, ‘신선도 등 상태가 좋지 않아 보여서’를 가장 주요한 이유로 응답 하였다. 안전성 및 품질 이외에도 식품은 감각적 쾌락 혹 은 미적인 체험을 위해 소비하는 대상(Jo, 2015)이기 때문 에 신선편의식품의 맛과 관련해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Costa et al. (2007)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편의식품에 대해 집에서 만든 음식(home meal)보다 품질이 좋지 않을 뿐만 아니라 더 맛이 없다고 인식한다.
하지만 신선편의식품과 관련된 대부분의 선행연구는 안 전성 혹은 품질과 관련된 경우가 많다. 미생물 오염도 및 위해도(Kim et al., 2011;Song et al., 2017;Kim et al., 2020;Park et al., 2020), 포장 및 품질관리(Kim et al., 2000;Hong et al., 2003;Kim, 2017;Hwang, 2018) 등 식 품공학적인 접근이 대부분이다. 소비자의 관점에서 진행된 연구도 일부 존재하지만 맛과 관련된 측면은 다루지 못했 다. Bae et al. (2022)는 신선편의 농산물 구입 여부 및 이 유, 구매 시 고려요인 등의 소비 현황과 만족도를 조사하 였으며, Yang & Kim (2020)는 신선편의 농산물의 전처리 단계를 원물, 단순가공, 박피포장, 절단포장, 세밀가공의 5 단계로 구분하여 소비자 지불의사를 분석하였다. Baek (2020)은 개인의 식생활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온라인 상에 서의 신선편의식품 이용형태 및 구매의도가 달라지는지를 살펴보았다.
본 연구에서는 어떠한 인구통계학적 특성을 가진 소비자 들이 신선편의식품을 구매하는지 살펴보고(Study 1), 소비 자들이 신선편의식품의 맛에 대해 어떻게 기대하는지 실증 적으로 분석하여(Study 2) 신선편의식품 개발을 위한 기초 자료를 제공하고자 한다.
재료 및 방법
2017년부터 2020년까지의 농촌진흥청 소비자 패널 데이 터를 분석에 사용하였다. 농촌진흥청에서는 1,000여 내외의 가구 패널에서 농식품 구매 영수증을 수집하고 있으며, 가 구별 농식품 주구매자가 가정 내 섭취를 위해 소매점에서 구매하는 것만 포함하고 있다. 이중에서도 매년 농식품 구 매 영수증을 10개월 이상 꾸준히 제출한 가구를 분석 대 상으로 선정하였다. 구매 영수증을 제출하지 않은 1-2개월 은 전년도 데이터로 이월 대체하여 사용한다(Park, 2019;Kim et al., 2021). 데이터를 통해 구매일자, 구매장소, 구 매액, 제품명 등의 정보를 파악할 수 있으며, 더불어 영수 증을 제출하는 농식품 주구매자의 연령, 성별, 취업여부, 가구소득, 가구 구성원 수의 인구통계학 정보도 포함되어 있다. 이중에서 가구소득의 단위를 오인하여 기재한 경우 와 3년간 과일 혹은 채소를 구매하지 않은 가구를 제외하 여 최종적으로 신선편의과일 소비자 분석에는 1248가구, 신선편의채소 소비자 분석에는 1247가구의 자료를 사용하 였다.
본 연구에서는 Kim et al. (2019)의 연구대상을 참고로 하여 신선편의식품을 (1) 신선편의과일과 (2) 신선편의채 소로 한정하였다. 신선편의과일은 바로 섭취할 수 있도록 처리된 조각과일이나 컵과일을 대상으로 삼았으며, 통조림 류나 냉동과일은 제외하였다. 신선편의채소는 음식의 재료 로 사용되는 조리용 채소만 대상으로 하였다. 이에 농촌 진흥청 소비자패널 데이터 중 제품명에 다음의 키워드를 포함한 제품을 신선편의과일 혹은 신선편의채소로 구분하 였다.
신선편의과일은 바로 섭취할 수 있는 반면 신선편의채소 는 조리용으로 사용하는 것이 대부분으로 구매목적이 상이 하다. 이에 종속변수를 신선편의과일과 신선편의채소 구매 금액 2개로 구분하여, 어떠한 특성을 가진 소비자가 신선 편의과일 혹은 신선편의채소를 구매하는지 분석한다. R 4.0.5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선형회귀분석을 실행하였다. 2017년부터 2020년까지의 신선편의과일 및 신선편의채소 구매금액이 종속변수이며, 독립변수에는 농식품 주구매자 의 연령, 취업여부와 해당 가구의 가구소득과 가구원수, 2017년부터 2020년까지의 과일 혹은 채소 구매금액이 사 용되었다.
온라인 설문조사 전문기관인 오픈서베이(Seoul, Korea)에 의뢰하여 2022년 11월 15일부터 16일까지 설문조사를 수 행하였다. 오픈서베이에 가입된 패널 중 사과를 좋아하는 응답자를 성별과 연령대(20대-50대)를 균등하게 배분하여 최종적으로 180명의 응답 자료를 최종 분석에 사용하였다.
소비자들이 신선편의식품의 맛에 대해 어떻게 기대하는 지 파악하기 위하여 신선편의식품 중 신선편의과일을 선정 하여 진행하였다. 신선편의채소와는 달리 신선편의과일은 즉시 섭취 가능하므로 맛에 대한 예상이 쉽다. 신선편의과 일 중 소비자들이 익숙하고 계절성이 덜한 사과 품목을 선 정하였다. 소비자는 신선편의과일 중 파인애플 품목의 경 험 비중이 71.5%로 가장 높고, 그 뒤를 이어 사과(35.9%), 수박(34.2%), 방울토마토(34.0%)의 순으로 경험한다(Kim et al., 2019). 신선편의식품에 대한 기대하는 맛 수준을 분 석하기 위하여 사과원물과 조각사과 조건을 비교하였다 (Fig. 1). 신선편의식품의 장점을 부각하기 위하여 편의성을 강조하는 설명을 추가하였다. 응답 대상자는 2개 조건(사 과원물 vs. 조각사과) 중 하나의 상황에 할당되어 제품 사 진과 설명을 읽은 후 Prada et al. (2019)의 문항을 참고하 여 기대되는 맛 수준(expected taste)을 평가하였다(“맛이 어떨지 예상해주세요”; 1: 전혀 맛이 없을 것 같음, 2: 맛 이 없을 것 같음, 3: 맛있을 것 같음, 4: 매우 맛있을 것 같음). 이후 응답 대상자들은 기대되는 편의성 정도(“얼마 나 편리할 것 같은가요?”; 1: 전혀 편리하지 않음, 2: 편리 하지 않음, 3: 편리함, 4: 매우 편리함)와 구매의향(“위의 제시된 사과를 구매할 의향이 있으십니까?”; 1: 전혀 구매 하고 싶지 않음, 2: 구매하고 싶지 않음, 3: 구매하고 싶음, 4: 매우 구매하고 싶음), 평소의 신선편의과일 구매횟수(1: 거의 매일, 2: 일주일에 1-2번, 3: 2주에 1번, 한달에 1번, 5: 거의 구매하지 않음)와 연령, 성별, 가구소득에 대해 응 답하였다.
결과 및 고찰
신선편의식품 소비자의 특성을 분석하기 위해 사용한 농 촌진흥청 소비자 패널의 인구통계학적 특성은 Table 1과 같다. 30대 이하 패널의 비중이 약 8% 내외로 가장 비중 이 적고, 50대와 60대 이상의 비율이 각 33% 내외로 대다 수를 차지한다. 소비자 패널이 전업주부인 경우가 약 37% 이다. 가구소득은 400-599만원 사이가 약 33%, 200-399만 원 사이가 약 29%에 해당한다. 가구수는 4인 이상 가구가 약 34%, 2인 및 3인가구가 각각 26%, 1인 가구가 약 13%이다.
농촌진흥청 소비자패널의 가정 내 섭취를 목적으로 하는 가구당 신선편의과일과 신선편의채소의 구매금액은 2017년 이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Fig. 2). 신선편의과일은 2017 년 가구당 1,808원에서 2020년 2,925원으로 약 62% 성장 하였고, 신선편의채소는 2017년 가구당 23,698원에서 2020 년 34,004원으로 약 43% 증가하였다. 가구당 구매횟수의 경우, 신선편의과일은 정체 상태인 반면 신선편의채소는 구매금액과 마찬가지로 2017년 5.6회에서 2020년 6.6회로 증가 추세를 보인다.
2017년부터 2020년까지 농촌진흥청 소비자 패널가구가 구매한 신선편의과일과 신선편의채소의 종류는 다음과 같 다. 신선편의과일의 구매횟수 기준, 파인애플의 비중이 67.2%로 가장 크고, 그 뒤는 사과 22.2%, 수박 4.4%의 순 이다(Fig. 3A). 신선편의채소는 구매횟수 기준, 마늘이 44.2%로 가장 비중이 크고, 파 15.6%, 콩나물 9.9%, 당근 9.0% 등의 순서를 차지한다(Fig. 3B). 기타 비중에는 버섯 4.5%, 양배추 3.7%, 배추 2.4%, 무 1.9%, 양파 1.8%, 쌈 채소 1.3% 등이 있다.
선형회귀분석의 결과는 Table 2A와 Table 2B에 제시하 였다. 신선과일 혹은 신선채소 구매금액이 많고(p<0.001), 연령이 낮은(p<0.10) 소비자 패널들이 가정내 섭취를 위한 신선편의과일 혹은 신선편의채소 구매금액이 많다(Table 2A;2B). 기존 연구에서도 낮은 연령대에서 신선편의과일 및 신선편의채소를 선호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Kim et al., 2019;Bae et al., 2022). 이는 높은 연령대에서는 세척, 박피, 절단 등의 공정을 직접 수행하는 것에 시간이나 노 력을 추가적으로 투입할 필요가 없는 과정으로 인식하기 때문으로 것으로 판단된다. 즉, 연령대가 높을수록 채소나 과일을 직접 손질하는 것을 불편하게 느끼지 않는다는 것 이다. 또한 가구소득이 많을수록(p<0.05) 신선편의채소 구 매금액이 증가한다(Table 2B). 신선편의과일에 비해 신선편 의채소는 주로 매일의 식사 마련에 사용되는 식재료로 사 용되기에 소비자들의 접근성이 더 높아 가격적인 영향을 더 많이 받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본 분석에 사용한 농 촌진흥청의 소비자 패널 데이터 상 2017년부터 2020년까 지의 신선편의채소의 구매금액이 있는 패널가구가 1247가 구 중 1208가구인데 반해, 신선편의과일은 1248가구 중 257가구만이 구매금액이 존재한다.
응답자의 인구통계학적 특성은 Table 3와 같다. 원물사 과 조건과 조각사과 조건에 할당된 응답자의 연령대와 성 별은 균등하게 배분하였다. 2개 조건에 할당된 응답자들의 가구소득과 신선편의과일에 대한 사전경험 정도가 균등하 게 구성되었는지 확인하기 위하여 카이제곱분석을 실시하 였다. 가구소득은 두 집단 모두 200-399만원, 600만원 이 상, 400-599만원 사이, 200만원 이하의 순으로 차이가 없 이 구성되었으며(χ2 = 0.653), 신선편의과일에 대한 사전 경 험을 의미하는 구입빈도 또한 조건 간 차이가 없이 구성되 었다(χ2 = 0.712).
차이분석 결과(Table 4), 조각사과 조건보다 원물사과 조 건에서 기대하는 맛 수준이 더 높았으며(p<0.05), 기대하는 편의성 수준은 원물사과보다 조각사과 조건에서 더 높았다 (p<0.001). 하지만 두 조건에서의 구매의도는 유의한 차이 가 없었다(p=0.192). 즉, 예상대로 신선편의식품에 대한 기 대하는 편의 수준은 원물형태에 비해 유의하게 높았으나, 기대하는 맛 수준은 원물형태에 비해 유의하게 낮다. 다만, 구매의도는 유의한 차이가 없는 것으로 미루어 보아 편의 성 등의 편의식품의 장점이 맛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불 식시키는 것으로 판단된다.
요 약
본 연구에서는 즉시 섭취 가능한 신선편의과일과 요리의 재료로 사용하는 신선편의채소를 구분하여 소비자의 특징을 분석하였다. 신선채소 및 신선과일의 구매액이 많은 소비자와 낮은 연령대의 소비자의 신선편의과일 및 신선편의채소의 구 매횟수가 많았다. 신선편의채소는 이와 더불어 소비자의 가구 소득이 많을수록 구매가 증가한다. 선선편의과일과 신선편의 채소는 구매 목적이 상이하기 때문에 구매자들의 인구통계학 적 특성 또한 상이함을 확인할 수 있다. 기존의 연구 대부분 이 개인의 생각에 기반하여 응답해야하는 설문조사 방법으로 소비자의 특성을 살펴보았다면, 본 연구에서는 구매 영수증 자료를 활용하여 실제 구매행동을 분석하였다. 더 나아가 본 연구에서는 신선편의식품에 대해 소비자가 갖고 있는 부정적 인 인식 중 기대하는 편의 수준과 맛 수준에 대한 분석을 진 행하였다. 그 결과, 원물사과에 비해 조각사과(신선편의식품) 에 대한 기대하는 편의 수준이 유의하게 높았으나, 기대하는 맛 수준은 조각사과가 원물사과에 비해 유의하게 낮음을 확 인할 수 있었다. 식품이란 생명 유지 및 존속을 위한 기초적 인 기능뿐만 아니라, 먹는 즐거움을 제공하는 쾌락적 기능도 포함한다. 즉, 소비자들이 갖고 있는 신선편의식품의 맛에 대 한 부정적인 기대를 해결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결과는 신선 편의식품의 제품개발 및 온라인 마케팅 전략 수립 시 근거자 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는 다음의 한계점을 가 지고 있다. 첫째, 코로나19 이후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는 온 라인 신선식품 시장의 상황을 반영하여 온라인 상황에서 신 선편의식품의 맛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부정적인 것을 확인 하였지만, 오프라인 상황과의 유의한 차이점을 확인하지 못하 였다. 향후 연구에서는 신선편의식품에 대한 소비자 행동이 유통채널별로 차이가 있는지 비교할 필요가 있다. 둘째, 본 연구에서는 신선편의식품의 맛에 대한 소비자 인식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대한 측정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신선편의식품 은 신선식품을 최소한의 가공처리를 통해 편리하게 섭취할 수 있게 한 제품군이기 때문에, 향후에는 유통기한 내에 맛을 유지시켜 줄 수 있는 기술적 접근과 더불어 부정적인 기대를 불식시켜 줄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메시지 등 마케 팅 전략의 수립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