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김치는 한국을 대표하는 오랜 전통을 가진 식물성 발효 식품으로, 소금에 절인 배추를 고춧가루, 마늘, 젓갈 등의 부재료와 혼합하여 발효 과정에서 각종 재료에서 유래된 맛 성분과 산, 탄산가스 등 발효 생산물에 의해 짠맛, 단 맛, 신맛, 감칠맛과 시원한 맛 등이 조화를 이룬다(Min & Kwon, 1984;Kim et al., 1994;Park, 1995;Chang et al., 2011;Hwang, 2012). 김치는 섬유질과 비타민 및 무기질이 풍부하여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당뇨병 예방에 효과가 있 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되었으며, 암세포 성장의 감소 등과 관련된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Yi et al., 1998;Kim & Kim 2002, Kim et al., 2004;Kim et al. 2013;Park et al., 2018). 김치는 독특한 향미와 질감, 감칠맛과 상쾌한 느낌 등이 조화되어 식욕을 증진하는 효과가 있으며, 2006 년 미국의 건강 잡지인 “Health”에서 세계 5대 건강식품 중 하나로 김치가 선정되면서 김치는 독특한 풍미와 함께 영양적으로 우수한 식품으로 국제적인 관심이 높아지고 있 다(Jeon, 2009;Shin et al., 2012).
김치 발효는 젖산균과 호산성 효모와 같은 기타 미생물 에 의한 동형 발효(homo-fermentation)와 이형 발효(heterofermentation) 가 순차적으로 이루어지는 복잡한 과정이다. 젖산균은 김치 발효 과정에서 박테리오신뿐만 아니라 주로 젖산과 초산 등 다양한 유기산을 생산하고 김치의 독특한 맛을 내는 원인이 된다(Stoll & Seebeck, 1951;Thunell, 1995). 이형발효 젖산균인 Leuconostoc mesenteroides, Leuconostoc carnosum과 동형발효 젖산균인 Lactobacillus plantarum, Lactobacillus brevis가 각각 김치 발효 초기와 중기 그리고 후기 발효에 관여하는 주요 미생물이다(Lim et al., 1989;Lee et al., 1992;Cheigh & Park, 1994;Kim et al., 2000). 자연 발효 과정에서 소금(NaCl) 농도와 발효 온도는 젖산균의 유형과 그 대사산물에 대한 선택적 압력 을 제공하여 짠맛, 신맛, 상쾌한 느낌과 같은 주요 풍미 속성의 발달에 상당한 영향을 준다(Min & Kwon, 1984;Lim et al., 1989). 비휘발성 유기산, 휘발성 유기산, 이산 화탄소, 휘발성 향미 화합물과 같은 김치 풍미 프로파일의 변화는 온도와 발효 시간, 소금 농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 다(Mantis et al., 1978). 그러나 젓갈류와 향신료 등과 같 은 부재료들의 조합이 김치 향미의 생성에 근본적인 영향 을 미친다(Park et al, 1994;Park, 1995). 특히, 부재료로 첨가되는 젓갈은 너무 많이 넣으면 비린내 등과 같은 불쾌 한 냄새의 원인이 되기도 하지만 김치의 향미 성분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Ko et al., 2004). 최근 김치에 젓갈을 넣는 이유는 젓갈이 김치의 감칠맛을 향상하고 아미노산 함량을 높여주어 맛과 품질을 높여주기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보고되었다(Lee et al., 2021).
젓갈은 김치 발효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여 젓갈을 너무 많이 넣으면 김치가 빨리 익고 적게 넣으면 늦게 익 어 젓갈의 첨가량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며, 2-4% 정도 가 적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Jang et al., 2011). 젓갈이 빠진 김치는 담백한 맛은 있으나 어딘가 밋밋할 수밖에 없 는데, 이는 젓갈이 발효 과정 중 미생물의 생육에 영향을 미치고 이로 인해 다양한 향미 성분을 생성하는 데 기여하 기 때문이다(Jung et al., 2018). 김치 맛을 결정하는 요소 에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젓갈의 사용 여부에 따라 김치의 향미가 좌우되기 때문에 젓갈 사용에 따른 향미 변화에 대 한 과학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김치는 대부분 별도의 가열조리 없이 섭취하는 식품으 로 원료로 사용되는 부재료가 김치의 안전성 문제에 직접 적으로 영향을 준다. 김치 제조 시 젓갈은 부재료로 소량 사용되지만, 대부분 소규모 영세기업에 의존하여 생산되는 젓갈의 비위생적인 제조공정은 김치의 위생과 안전에 위 해요소가 될 수 있다(Kwon & Kim, 2019). 또한, 김치의 주원료인 채소의 질산염이 젓갈에 많은 아민류와 결합하여 강력한 발암물질인 나이트로사민(nitrosamine)을 생성할 수 있음에 대한 우려도 있다(Kang et al., 2016). 그뿐만 아니 라 젓갈은 높은 염도와 바람직하지 않은 생선 냄새로 인하 여 김치의 표준화를 어렵게 하는 원인 중 하나이며, 낮은 소비자 기호도의 요인이 되기도 한다(Park et al., 2018). 최근 기후변화 등과 같은 환경문제가 대두됨에 따라 지속 가능한 발전에 관심이 증가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채식 김치 등과 같은 젓갈을 사용하지 않는 김치 제조에도 관심 이 증가하고 있어 젓갈을 대체하기 위한 원료에 대한 연구 가 필요하다.
김치에 함유된 향기 성분의 생성과 유지는 소비자 기호 도에 있어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지만, 미량 원료와 미생 물의 상호 작용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여 김치의 각 미량 원료가 향미 발달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가 잘 이루어 지지 않았다. 최근 시판되는 김치가 집에서 만드는 김치를 대체하고 있는 가정이 증가하고 있어, 재료 및 발효 과정 에 따른 감각 특성의 변화를 이해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 하다. 또한, 환경 보존에 관한 관심과 웰빙(well-being)에 대한 소비자의 요구가 증가하면서 천연 조미 소재에 대한 관심이 지속해서 증가할 것이다. 본 연구에서는 김치의 부 재료로 미량 사용되지만, 김치의 향미에 중요한 영향을 미 치는 젓갈과 이를 대체하기 위한 천연 재료들이 김치 숙성 중 휘발성 향기 특성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함으로써 젓갈 대체 소재를 이용한 김치 생산 공정 개발 및 김치의 고급 화를 위한 기초자료를 마련하고자 하였다.
재료 및 방법
실험에 사용된 배추는 2020년도에 전라남도 해남에서 수확한 배추를 김치 제조 당일에 의정부시 제일시장 내 청 과 도매시장에서 구입하였다. 염수 제조에 사용한 소금은 전라남도 신안군에서 생산한 천일염을 사용하였다. 양념 제조에 사용한 고춧가루, 무, 마늘, 생강, 쪽파, 갓, 양파, 배, 매실액기스, 찹쌀가루 등 김치 재료는 실험 당일 의정 부시 제일시장에서 신선한 것을 구입하여 사용하였다. 젓갈 은 멸치액젓(anchovy fish sauce 100%, Salt content 23%, CJ CheilJedang, Incheon, Korea)을 홈플러스 의정부점에서 구입하였으며, 새우젓은 충청남도 홍성에서 생산한 육젓을 의정부시 제일시장에서 구입하여 사용하였다. 젓갈 대체 원료를 제조하기 위한 사골과 양지머리는 국내산 한우를 의정부시 제일시장에서 구입하였으며, 다시마, 밴댕이, 건 새우, 멸치, 대파, 건표고도 의정부시 제일시장에서 국내산 으로 구입하였다.
고기추출물은 사골 1 kg과 양지머리 500 g을 물 4 L를 넣고 10시간 동안 끓인 다음 식혀 면포로 걸러 사용하였 다. 해산물추출물은 다시마 20 g, 밴댕이 25 g, 건새우 20 g, 멸치 35 g을 물 1 kg에 넣고 물이 끓기 시작하면 중불로 낮추어 10분간 더 끓인 다음 식혀 면포로 걸러 사용하였 다. 채소추출물은 대파 10 g, 양파 13 g, 무 13 g, 건표고 8 g을 물 1 kg에 넣고 물이 끓기 시작하면 중불로 낮추어 10 분간 더 끓인 다음 식혀 면포로 걸러 사용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조리서들을 참고하고 이를 변형하여 배추 김치를 제조하였다(Kye et al., 1986;Han, 1989;Yoon, 2004). 무게 3-4 kg인 배추의 불가식 부위를 제거한 후 2등 분하고 10±2°C의 수돗물에 천일염을 첨가하여 20% 염수 를 제조한 다음, 이절된 배추에 절임수를 1:2(w/v)의 비율 로 첨가하였다. 실온에서 16시간 절이고, 절임이 완료된 배추는 3회 세척하여 3시간 동안 자연 탈수하였다. 마늘, 생강, 양파, 갓, 쪽파, 배 등의 부재료는 정선 작업 후 씻 어 사용하였으며, 찹쌀풀은 찹쌀가루 20 g에 물 480 mL을 넣어 끓여 걸쭉하게 만들어 사용하였다. Table 1의 배합비 로 김칫소(양념)를 제조하고, 절임 배추를 다시 반으로 절 단하여 양념과 2:1 (w/w)의 비율로 혼합한 다음 Polyethylene (PE) bag에 담아 하루 동안 상온에 두었다가 4°C에서 4주 동안 저장하면서 2주 간격으로 시료를 채취하였다.
pH는 blender (HR-2860, Philips, Amsterdam, Netherlands) 로 간 반죽 상태의 시료에 pH meter (DP-215M, Hitachi, Tokyo, Japan)의 electrode를 직접 넣어 3회 반복 측정하여 평균값을 구하였다. 김치 시료 1/4포기를 다시 세로로 반 자른 후 blender로 마쇄한 후, 반죽 상태의 시료를 4겹의 거즈로 짠 다음 시료액을 제조하여 산도를 측정하였다. 시 료액 10 mL을 0.1 N NaOH 용액으로 pH가 8.3이 될 때까 지 적정한 다음, 식 (1)을 통하여 적정 산도를 계산하였다.
*0.009 = 0.1N NaOH 용액 1 mL에 상당하는 유기산 계수로 젖산인 경우
샘플 1 g을 헤드 스페이스 유리 바이알(20 mL, 22.5 mm × 75.5 mm)에 넣어 80°C에서 25분 동안 예열한 다음, 휘발 성 성분은 헤드 스페이스 고체상 미세 추출(solid-phase micro extraction, SPME) 방법으로 포집하였다. Carboxen/ divinylbenzene/polydimethylsiloxane (1 cm, 30/50 μm, CAR /DVB/PDMS, Supleco, Bellefonte, PA, USA)의 SPME fiber 를 사용하여, 휘발 성분을 3,000 rpm으로 교반하면서 80°C 에서 20분간 흡착시켰다. SPME fiber에 흡착된 향기 성분 은 capillary column (Agilent J&W Scientific, Santa Clara, CA, USA; VF-624 MS, 60 m × 0.25 mm × 1.4 μm)이 장착 된 gas chromatography mass spectrometry (TSQTM 8000 GC-MS, Thermo Scientific TRACETM 1310, Waltham, MA, USA)로 분석하였다. Carrier gas로 헬륨을 사용하였으며, 270ºC의 injector에서 SPME fiber에 흡착된 향기 성분을 10분 동안 탈착시켰다. 오븐 온도는 40ºC로 3분 동안 유지 한 다음 5 ºC/min으로 270ºC까지 상승시키고 270°C에서 10분 동안 유지하였다. 질량 선택 검출기는 m/z 50에서 550까지의 scan mode로 작동하였다.
관능평가는 본 실험의 목적을 인지하고 사전교육을 받은 세종대학교 식품공학과 대학생과 대학원생 20명을 대상으 로 실시하였다. 시료는 외관을 평가하기 위하여 하얀 접시 에 각각 80 g씩 담아 제시하였으며, 시료에 대한 편견이 없도록 난수표에서 추출한 세 자리 숫자를 시료의 번호로 표기하였다. 시료를 평가할 때 입안을 헹굴 수 있도록 물 과 뱉는 컵을 함께 제공하여, 한 개의 시료를 먹고 난 다 음 물로 헹군 뒤 평가하도록 하였다. 앞서 평가한 김치의 맛이 뒤에 평가하는 김치 맛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식빵도 함께 제공하고, 하나의 시료를 평가한 다음 최소 5분 이상 의 휴식을 두고 다음 시료를 평가하도록 하였다. 붉은색 (red color), 풋내(freshness smell), 짠냄새(salty smell), 단냄 새(sweet smell), 신내(acidic smell), 비린내(fishy smell), 군 덕내(moldy smell), 이취(off-smell), 생배추맛(freshness taste), 짠맛(salty taste), 단맛(sweet taste), 신맛(sour taste), 쓴맛 (bitter taste), 감칠맛(umami), 시원한맛(carbonated taste), 매운맛(spicy taste), 이미(off-taste), 아삭함(crispiness texutre), 질김(toughness texture)은 아주 강하다 7점, 아주 약하다 1 점으로 하였으며, 전반적인 기호도(overall acceptance)는 매우 좋다 7점, 매우 싫다 1점으로 하도록 하였다.
대조구와 각 시료로부터 얻은 실험 결과는 SPSS Statistics (Statistical Package for Social Sciences, version 23.0, IBM Corp., Chicago, IL, USA) software package program을 사용하여 실시하였다. 실험결과는 3회 반복 측 정하여 평균값과 표준편차로 나타내었으며, 분산분석 (analysis of variance, one-way ANOVA test)과 시료 간의 유의적 차이 유무를 확인하기 위하여 Duncan’s multiple range test를 통하여 p<0.05의 수준에서 유의차 검정을 시 행하였다. 주성분분석(Principal component analysis, PCA) 및 변수 간의 상관관계 분석은 XLSTAT-Premium software version 19.4 (Addinsoft, New York, NY, USA)를 사용하 여 수행되었다.
결과 및 고찰
대조구(control, 젓갈 또는 젓갈 대체 재료 무첨가 시료) 와 젓갈 또는 젓갈 대체 재료(고기추출물, 해산물추출물, 채소추출물)를 첨가하여 제조된 총 5종류의 김치의 숙성 기간에 pH와 산도 변화는 Table 2에 나타내었다. 제조 당 일 5.84-5.97이었던 pH가 제조 14일 후 4.74-4.88로 낮아 졌으며, 제조 28일 후에는 4.23-4.37로 낮아졌다. 시료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었으나, 김치의 숙성 기간이 지남에 따라 pH는 감소하고 산도는 증가하는 유사한 경향이 나타 났다. 또한 초기 14일 동안의 pH 감소가 후기 14일 동안 (14일 이후부터 28일 사이)의 pH 감소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되었다. Park et al. (2003)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4°C 에서 저염 액젓 첨가한 김치는 숙성 초기부터 빠른 pH 감 소가 나타났으며 멸치젓과 새우젓을 첨가한 김치에서는 9 일에서 17일까지 pH 5 이상을 유지하고 이후에 빠르게 감 소하여 21일 pH 4.2-4.4 수준을 보였다고 한 실험 결과와 유사함을 알 수 있었다.
제조 당일과 숙성 기간 중 젓갈 첨가구의 pH가 가장 높 았는데, 이는 젓갈 내 존재하는 질산염 등에 의한 것으로 생각된다(Park et al., 2000). 또한 대조구(control)는 가장 빠른 pH 감소를 나타냈는데, 이는 상대적으로 낮은 염도 때문이거나 젓갈류 또는 추출물 내 존재하는 아미노산류에 의한 pH 완충작용이 미흡하기 때문으로 추측된다(Park et al., 1995;Park & Lim, 2003). 산도의 경우, 시험구에 따 라 차이가 있었지만, 숙성이 진행됨에 따라 증가하여 숙성 14일째 0.60-0.67의 산도를 나타냈으며 숙성 28일에는 0.80-0.97로 비교적 높은 산도를 보였다. 제조 당일에는 대 조구(control)와 젓갈 첨가구의 산도가 낮지만 고기추출물, 해산물추출물, 채소추출물을 첨가한 시료는 대체로 높은 산도를 보였다. 이는 추출물 내에 존재하는 유기산이나 핵 산 관련 물질의 함량이 다르기 때문일 것으로 예상된다.
김치는 숙성 중 젖산균에 의해 유기산이 생성되어 pH가 낮아지고 산도가 증가하는데, 가장 알맞게 숙성된 김치의 pH는 4.0-4.5이며 산도는 0.6-0.8%로 알려져 있다(Min & Kwon, 1984;Swain et al., 2014). 그러므로 5종류의 김치 중에서 젓갈 첨가구는 숙성 28일에 pH 4.37, 산도 0.8로 가장 오랫동안 맛을 유지할 것으로 생각되며, 그다음으로 는 채소추출물 첨가구일 것으로 기대된다. 대조구와 고기 추출물 첨가구와 해산물추출물 첨가구는 14일까지는 적숙 기이지만 28일이 되면 산도가 다소 높은 약간은 과숙 된 김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Min & Kwon, 1984;Swain et al., 2014).
대조구(control, 젓갈 또는 젓갈 대체 재료 무첨가 시료) 와 젓갈 또는 젓갈 대체 재료(고기추출물, 해산물추출물, 채소추출물)를 첨가하여 제조된 총 5종류의 김치에서 숙성 기간 중 검출되는 향기 성분은 Table 3에 나타내었다. 약 100여 개의 peak가 분리되었고(data not shown), GC/MS 분석 결과 58개의 휘발성 물질이 분석되었다. 총 58종의 휘발성 성분 중 황화합물 17종 이외에도 aldehyde류 5종, ketone류 2종, thiocyanates 4종, 질소화합물(nitrile류) 3종, terpene류 8종, alcohol류 8종, acid 4종, ester류 4종, 방향 족 화합물 2종과 furan 1종이 확인되었다. 황화합물, aldehyde류, ester류와 2,3-dihydrofuran은 발효가 진행됨에 따라 그 비율이 약간 감소하는 경향을 나타냈다. Acid류는 발효가 진행됨에 따라 가장 많이 증가하였으며, ketone류, alcohol류, terpene류, thiocyanate류, nitrile류, 방향족화합물 은 발효가 진행됨에 따라 그 비율이 다소 증가하는 경향을 나타냈다.
본 연구에서는 황화합물이 휘발성 성분 중 가장 많은 종 류와 비율로 검출되었는데, 김치의 향기 성분은 주로 배추, 무, 고춧가루, 마늘, 양파, 생강 등의 원료에서 유래된 황화 합물이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나 선행연구 들과 유사한 결과를 나타내었다(Cha et al., 1998;Hong et al., 2016;Kang et al., 2003;Yu et al., 1993). 주요 황화합 물에는 dimethyl disulfide, methyl cis-1-propenyl disulfide, dimethyl trisulfide 등이 검출되었고, allyl methyl disulfide, allyl proply disulfide, diallyl disulphide, diallyl trisulfide 등의 allyl 화합물이 가장 많이 비율로 검출되었다. ally계 의 sulfide는 마늘이나 생강의 주요 휘발성 성분으로 적은 함량으로도 강한 향을 발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Cha et al., 1998). 일반적으로 황화합물의 향 강도는 발효가 진 행되면서 감소한다고 알려져 있으며, 본 연구에서도 젓갈 또는 젓갈 대체 재료의 첨가 유무와 상관없이 모든 시료에 서 황화합물의 비율이 발효가 진행되면서 감소하여 선행 연구 결과와 유사한 결과를 나타냈다(Cha et al., 1998). 황화합물들은 발효 조건에 영향을 받으며, 다양한 황화합 물 유도체를 형성하는 것으로 보고되었으며, 황화합물은 김치 특유의 향미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 다(Cha et al., 1998;Hong et al., 2016). Aldehyde류 중 citral isomer (citrus)는 김치에 사용되는 생강의 주요 휘발 성 물질로 젓갈 또는 젓갈 대체 재료의 첨가 유무와 상관 없이 모두 담근 직후에만 검출되었다(Wu & Yang, 1994). Ketone류 중 6-methly-5-heptene-2-one는 젓갈 또는 젓갈 대체 재료의 첨가 유무와 상관없이 모두 담근 직후에만 검 출되었으며, 3-hydroxybutan-2-one (buttery, creamy)는 대조 구(젓갈 또는 젓갈 대체 재료 무첨가 시료)와 젓갈을 대체 하여 고기추출물을 첨가하여 제조된 김치 시료에서 14일과 28일 숙성시에 검출되었다. 김치의 휘발성 성분 중 thiocyanate류와 nitrile류는 배추, 브로콜리 등의 십자화과 식물의 glucosinolate에서 유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Seo, 2008). 본 연구에서는 allyl isothiocyanate, 3-butenyl isothiocyanate, heyptyl isothiocyanate, 2-phenylethyl isothiocyanate와 4-butenenitrile, 5-hexenenitrile, 3-phenylpropionitrile 이 검출되었다. Terpene류는 주로 다양한 향신료에서 분 리되는 방향성 물질로, 김치에서 terpene류의 휘발성 성분 이 검출되는 것은 발효 과정 중에 생성된 것이 아니라 생 강 등과 같이 첨가된 부재료에서 유리된 것이라고 보고하 였다(Hawer, 2001). 본 연구에서는 camphene, limonene, sabinene, eucalyptol, zingiberene, bisabolene, farnsesene, curcumene가 검출되었다.
Alcohol류 중 ethanol은 젓갈 또는 젓갈 대체 재료의 첨 가 유무와 상관없이 모두 검출되었는데, 발효가 진행되면서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Nerol (floral, citrus)은 모든 시료 에서 발효 14일에는 다소 증가하였으나, 28일에는 거의 증 가하지 않았다. Acid류 4종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acetic acid는 시큼한 냄새를 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김치의 발효 과정에서 생성되는 휘발성 성분이다(Nsogning et al., 2016). Choi (2004)는 L. plantarum에 의해 김치 젖 산 발효 과정에서 acetic acid가 생성되며, 김치의 신맛에 영향을 미치는 전형적인 요인으로 보고하였다. 김치 숙성 과정에서 생성되는 유기산 중 acetic acid의 함량은 pH의 감소에 따라 증가한다는 선행연구 결과와 유사하게 숙성이 진행될수록 acetic acid 비율이 모든 시료에서 증가하였으 며, 그 경향이 pH의 감소와 유사하여 본 연구 결과와도 유사하였다(Park et al., 2003;Ryu et al., 1984). Acetic acid는 김치의 부패취 특성을 갖는다는 보고도 있는데, 발 효 28일째에 젓갈 첨가구에서 acetic acid가 가장 낮은 비 율로 검출되었으며 채소추출물, 대조구(control), 해산물추 출물, 고기추출물 순서였다(Kim et al., 2006). 이와 같은 결과는 산도와 pH의 변화와도 일치하는 결과를 보이는 것 으로, 젓갈 첨가구가 가장 오랫동안 맛을 유지하고, 그다 음으로는 채소추출물 첨가구일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젓 갈 첨가구에서만 숙성 28일에 acetic acid 이외에 butanoic acid (cheesy, sour)와 pentanoic acid (cheesy, acidic)가 검 출되었는데, 이는 젓갈의 첨가로 인한 미생물의 이상발효 에 따른 휘발성 성분일 것으로 생각된다(Stoll & Seebeck, 1951;Thunell, 1995). Ester류는 김치의 젖산발효와 부재 료로부터 유래하는 성분으로 일반적으로 발효가 진행되면 ester류 물질들은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본 연 구에서는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Cha et al., 1998). 그 이유는 발효로 생성되는 대표적인 ester인 ethyl acetate는 발효 28일에 모든 시료에서 검출되었으나, 그 외 부재료 로부터 유래하는 ester류는 발효가 진행되면서 감소하기 때문일 것으로 생각된다. 특히, dimethyl citraconate는 담 근 직후 젓갈과 해산물추출물에서 매우 높은 비율로 검출 되었는데, 이는 해산어류에서 유래한 물질일 것으로 추정 된다.
Fig. 1은 GC 분석 결과를 principal component analysis (PCA)를 통하여 나타낸 결과이다. 대조구(control, 젓갈 또 는 젓갈 대체 재료 무첨가 시료)와 젓갈 또는 젓갈 대체 재료(고기추출물, 해산물추출물, 채소추출물)를 첨가하여 제 조된 총 5종류의 김치를 4°C에서 28일 동안 저장하면서 제조 당일(0일)과 제조 후 14일, 28일에 검출된 향기 성분 의 주성분 분석 결과, 제1주성분 값의 기여율은 42.23%였 고, 제2주성분 값의 기여율은 32.83%로 김치 향은 2개의 주성분으로 약 75% 정도 구분이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 다. 실험 결과에 따르면 첨가된 재료에 따른 향기 성분의 차이보다는 숙성기간에 따른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제조 당일은 주성분 1의 양의 값과 주성분 2의 양의 값에 분포되어 있고, 14일 이후에는 주성분 1의 음의 값과 주성 분 2의 양의 값에 분포되었다. 28일 이후에는 주성분 1의 음의 값과 주성분 2의 음에 값에 분포하여 대조구(control) 와 시험구(젓갈 및 젓갈 대체 재료를 첨가하여 제조된 김 치) 모두에서 숙성 중 김치 향의 차이가 숙성기간에 따라 구분됨을 보였다. 숙성 전과 후는 제1주성분 값으로 구분 이 되며 숙성 중의 김치 향의 차이는 주로 제2주성분 값 으로 구분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전체적으로 김치의 향기 성분 패턴은 숙성이 진행됨에 따라 제1주성분과 제2 주성분은 각각 positive에서 negative로 이동하는 경향을 보 였다. 이러한 결과로 김치의 숙성 과정 중 생성되는 향기 성분 패턴을 활용하여 숙성 정도를 예측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숙성기간에 따라 젓갈 또는 젓갈 대체 재료의 첨가 유무 가 관능적 요인에 미치는 영향은 Table 4와 같다. 김치 제 조 당일에 실시한 결과는 외관(붉은 정도), 냄새(풋내, 짠냄 새, 단냄새, 신내, 비린내, 이취), 맛(생배추맛, 짠맛, 단맛, 신만, 감칠맛, 시원한맛, 매운맛), 조직감(아삭함)과 전반적 인 기호도에서 유의적인 차이를 나타냈다. 제조 당일부터 숙성기간 내내 쓴맛과 이미 그리고 질긴 정도는 유의적인 차이가 없었다. 또한 외관의 붉은 정도는 제조 당일부터 숙성 14일과 28일 모두에서 유의적인 차이를 보였으며, 군 덕내는 제조 당일과 숙성 14일에만 유의적인 차이가 있었 다. 김치의 휘발성 성분은 관능적 특성 및 기호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알려져 있다(Jeong & Ko 2010). 본 연구결과에 따르면, 담금 직후(발효·숙성 전)에는 각각 의 다양한 부재료로부터 유래되는 향미 물질이 관능적으로 영향을 주어 젓갈 및 젓갈 대체물질에 첨가에 따라 관능적 특성에 대한 차이가 있었다. 그러나 발효 및 숙성이 진행 됨에 따라 김치의 휘발성 성분이 유사한 패턴으로 변화하 는 양상을 나타내어 발효 및 숙성이 진행될수록 휘발성 향 기 성분 및 관능적 특성에 대한 젓갈 및 젓갈 대체물질에 첨가에 따른 영향이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므로 김치 제조 시 다양한 젓갈 대체 소재들이 최종 김치의 관능적 특성에 큰 영향을 주지 않고 젓갈을 대체 할 수 있을 것으로 생 각된다.
요 약
본 연구는 김치에 사용되는 젓갈을 대체할 수 있을 것 으로 예상되는 천연 소재들(고기추출물, 해산물추출물, 채 소추출물)이 김치의 휘발성 향기 특성에 미치는 영향을 조 사하였다. 모든 실험군에서 김치가 발효·숙성되면서 원재 료에서 유래되는 황화합물이나 aldehyde류는 감소하고, alcohol류와 acid류 등과 같은 발효산물이 증가하여 김치의 휘발성 향미를 이루었다. 발효·숙성 28일째에 젓갈을 첨 가한 김치에서 휘발성 물질 중 acetic acid가 가장 낮은 비 율(4.90%)로 검출되었으며 채소추출물(5.39%), 대조구 (6.28%), 해산물추출물(6.47%), 고기추출물(8.08%)을 첨가 한 김치 순서로 acetic acid가 높은 비율을 나타내었다. Acetic acid 비율이 증가함에 따라 산도가 증가하고 pH는 감소하였는데, 젓갈을 첨가한 김치는 숙성 28일에 가장 낮 은 산도와 가장 높은 pH(산도 0.80, pH 4.37)를 나타내었으 며, 그 다음으로는 채소추출물을 첨가한 김치(산도 0.84, pH 4.32), 고기추출물을 첨가한 김치(산도 0.89, pH 4.31), 대조구(산도 0.93, pH 4.27), 해산물 추출물을 첨가한 김치( 산도 0.97, pH 4.23) 순서였다. 산도와 pH의 변화 그리고 발효산물인 acetic acid나 alcohol의 함량 비율로 볼 때, 김 치에 첨가되는 젓갈 및 젓갈을 대체한 부재료는 발효·숙성 에 시간적인 차이를 제공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담금 직후 (발효·숙성 전)에는 각각의 다양한 부재료로부터 유래되는 향미물질이 관능적 특성에 영향을 줄 수도 있으나, 김치의 휘발성 성분의 구성은 숙성이 진행됨에 따라 유사한 패턴 으로 변화하는 양상을 나타내며 부재료에 대한 관능적 영 향이 줄어들었다. 본 연구결과에 따르면, 젓갈과 젓갈을 대 체하기 위한 천연 소재들은 초기 김치 담금시에 관능적 특 성에 영향을 주고 발효·숙성이 진행되는 속도에 영향을 줄 뿐, 최종 김치의 기호도에 영향을 주는 향기 특성과 관능적 특성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