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우리나라 전통주류의 제조는 병행복발효 방식의 양조 방 법이 적용되는데 원료로는 곡물과 누룩이 주로 사용된다. 전통누룩의 제조는 무증자 또는 증자 곡물을 분쇄한 다음 자연환경에 분포하는 곰팡이, 효모, 세균 등 다양한 미생물 들이 관여하여 이루어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곰팡이의 생 육에 따라 생성되는 α-amylase, β-amylase, glucoamylase 등과 같은 당화 효소에 의한 전분의 당화와 효모의 알코올 발효로 인한 병행복발효 방식으로 알코올이 생성되는 것으 로 알려져 있다(So, 1995).
병행복발효 술덧 양조 시 효모 사용에 관한 연구는 효모 의 종류를 달리한 탁주 술덧의 휘발성 향기 성분(Lee et al., 2007), 누룩에서 분리한 효모를 이용한 찹쌀 발효주의 이화학적 특성 및 휘발성 향기 성분(Kim et al., 2009), 효 모 종류를 달리한 탁주 술덧의 품질특성(Lee et al., 2010) 등 많은 연구가 있지만 주로 Saccharomyces cerevisiae를 사용한 연구가 대부분이며, S. cerevisiae 외에 전통누룩에 서 분리한 효모에 대한 연구로는 충청남도 공주 지역에서 수집한 누룩에서 분리한 Pichia anomala Y197-13에 대한 병행복발효 연구 결과가 보고되어 있을 뿐이다(Kim et al., 2012). P. anomala는 현재 Wickerhamomyces anomalus로 속 명이 변경되었고(Kurtzman, 2011) European Safety Authority (EFSA)에 의하여 안전성(Qualitied Presumption of Safety, QPS)이 인정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Sundh & Melin, 2011). 다양한 소스로부터 분리해낸 W. anomalus의 양조특성에 대한 연구로는 감 등의 과실류에서 분리한 W. anomalus의 감과 사과를 기질로 사용한 발효 시 알코올 생성능과 휘발성 ester 화합물 등에 대한 연구(Kim et al., 2019), 중국 백주 양조 시 사용되는 전통 발효 starter인 Daqu로부터 분리한 W. anomalus와 S. cerevisiae의 혼합사 용 양조 시 중국 백주의 품질에 큰 영향을 끼치는 ethyl acetate 함량 증가 및 조절에 대한 연구(Fan et al., 2019), 포도 또는 와인에서 분리된 W. anomalus가 와인 양조 시 유해 미생물의 생육 억제 활성, protease와 glucosidase 등 의 효소와 acetate ester 류의 생성 및 S. cerevisiae와의 혼 합 발효에 대한 연구(Padilla et al, 2018) 및 W. anomalus 가 생산하는 glycanase와 glycosidase 등의 효소 가수분해 산물의 와인 품질 개선(Schwentke et al., 2014) 등에 대한 연구 등이 있고, 그 외 과실류 등의 수확 후 변패를 초래 하는 미생물에 대한 억제 활성 및 품질 조절 등에 대한 연구결과가 알려져 있으나 (Platania et al., 2012;Parafati et al., 2015;Grzegorczyk et al., 2017;Contarino et al., 2019) 전통주 발효와 관련한 연구는 보고된 바가 없다. 현 재 유통되고 있는 전통주 대부분은 당화제로 입국과 개량 누룩을 사용하고, 산업용 S. cerevisiae를 알코올 발효에 적 용하는 병행복발효 방식의 획일화된 양조방법으로 제조되 고 있는 상황이므로 중국의 백주와 와인에서와 같이 알코 올 발효에 적용 가능한 새로운 야생효모를 찾아 주질 다양 성 확보 및 이를 통한 차별화된 전통주 제조 가능한 근거 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본 연구에서는 대한민국 강원도 삼척 지역에서 수집한 누룩에서 새로운 야생효모를 분리·동정하고 이 효모를 사 용하여 병행복발효 술덧의 양조를 실시하여 발효 생성물 profile 및 유기산 조성 분석을 통한 알코올 발효 특성을 조사하여 전통주 제조를 위한 적합성을 확인하고자 하였으 며, 이를 통해 새로운 관능품질의 전통주 제조가 가능할 것으로 생각된다.
재료 및 방법
수집된 전통 누룩(Samcheok, Korea)을 분쇄한 다음 10 g 을 0.1% peptone (Difco) 90 mL에 현탁한 후 단계적으로 10−2-10−7배 희석하고 희석한 현탁액 100 uL씩을 분리용 potato dextrose agar (PDA, Difco, Detroit, MI, USA) 평 판배지에 도말하여 25°C에서 2일 배양한 다음 단일 균 집 락을 PDA 평판 배지를 사용하여 25°C에서 2일, 2회 계대 배양하여 분리하였다.
분리된 균주를 10 mL의 potato dextrose broth (PDB, Difco) 배지에서 2일간 배양한 뒤 filter paper (No. 1, Whatman, Kent, UK)를 통과시켜 균 배양체를 분리하였다. 분리된 균 배양체는 액체 질소를 첨가하여 막자사발을 사 용하여 분쇄하였다. 분쇄액 200 μL에 lysis buffer (200 mM Tris-HCl pH 8.5, 25 mM EDTA 및 0.5% SDS) 500 μL와 500 μL의 phenol/chloroform/isoamyl alcohol (25:24:1) 을 첨가하여 13,000 rpm에서 30분간 원심분리하여 얻은 상 층액 600 μL에 3 M의 sodium acetate 60 μL와 isopropyl alcohol 360 μL를 첨가하여 13,000 rpm에서 5분간 원심분 리하였다. 상층액을 제거한 뒤 침전된 DNA는 500 μL의 70% ethanol을 첨가해 세척한 뒤 13,000 rpm에서 1분간 원심분리하여 상층액을 제거하고 50°C에서 15분 방치하여 잔존하는 ethanol을 제거하였다. 이후 30 μL의 TE-RNase (100 mM Tris-HCl pH 8.0, 10 mM EDTA, 20 μL RNase, Qiagene, Hiden, Germany)를 첨가한 뒤, 37°C에서 15분 이 상 반응시켜 RNA를 제거하여 genomic DNA를 분리한 다음 ITS1-5.8S rRNA-ITS4 영역을 universal primer인 ITS1 (5'-TCC GTA GGT GAA CCT GCG G-3')과 ITS4 (5'-TCC TCC GCT TAT TGA TAT GC-3')를 이용해 증폭 후 증폭 산물에 대하여 0.8% agarose gel을 사용하여 전기 영동을 실시하여 정제하고, Macrogen Co. (Seoul, Korea)에 sequencing을 의뢰하였다. 분석된 염기서열에 대하여 Basic Local Alignment Search Tool (https://www.ncbi.nlm.nih.gov/ BLAST/)을 이용하여 동정하였다
술덧 담금에 사용한 백미는 흐르는 물에 5번 세미 후 상온에서 약 2시간 정도 물에 침지하고, 30분 동안 물을 뺀 다음 2시간 증미 후 상온에서 냉각시켜 사용하였다. 전분 당화용 발효제로는 시판 입국(Ipguk, Joeun cereal, Hwaseong, Korea)과 개량누룩(Bio-Nuruk, Korea Hyosowon, Hwaseong, Korea)을 사용하였고, 알코올 발효제로는 누룩에 서 분리한 W. anomalus SC-1 배양액과 시판 S. cerevisiae (La parisienne, S.I Lesaffre, Paris, France)를 사용하여 담 금을 실시하였다. 술덧에 사용된 재료의 함량 조건은 다음 의 Table 1과 Table 2에 나타내었다. W. anomalus SC-1 배양액은 PDA 평판 배지에 배양한 W. anomalus SC-1 집 락을 모아 YM 배지 300 mL에 접종 후 교반기(Shaking Incubator, HanBaek Scientific Co., Korea)를 사용하여 30°C 에서 48시간동안 140 rpm의 속도로 교반 배양하여 준비하 였다. 입국을 사용한 담금은 25°C에서 48시간 동안 주모 발효 후 1단 담금을 실시하였고, 1단 담금 후 25°C에서 24시간 동안 발효 후 2단 담금을 실시한 다음 25°C로 품 온을 유지하면서 발효를 실시하였으며, 개량누룩을 사용한 담금은 주모 담금 없이 1단 담금을 실시하고 25°C에서 24 시간 동안 발효 후 2단 담금을 실시한 다음 25°C로 품온 을 유지하면서 발효를 실시하였다.
병행복발효 술덧의 알코올 함량은 주류분석규정(NTS, 2010)에 따라 측정하였다. 술덧을 원심분리하여 얻은 여과 액 100 mL를 메스실린더에 채운 다음 500 mL 삼각플라스 크에 옮기고 30 mL 증류수로 메스실린더에 남은 여과액을 1회 씻은 후 그 액을 여과액이 들어있는 500 mL 삼각플라 스크에 추가로 더 넣어주었다. 그 후 플라스크를 알코올 증류기에 연결시키고 증류액이 냉각되어 나오는 관에 메스 실린더를 연결하여 증류액 80 mL를 받은 다음 100 mL가 될 때까지 증류수로 채운 다음 증류된 용액을 density meter (DMA 35, Anton Paar, Austria)를 사용하여 알코올 함량을 측정하였다. 환원당은 dinitrosalicylic acid (DNS)법 (Chae et al., 2008)을 이용하여 측정하였다. 병행복발효주 술덧을 여과하여 1 mL를 취한 후 DNS 용액을 3 mL를 첨 가하고 100°C에 10-15분간 반응 시킨 다음 증류수 21 mL 를 첨가하여 섞어준 후 분광광도계(Genesys 10-S, Thermo Fisher Scientific Inc. Waltham, USA)를 이용하여 550 nm 에서 흡광도를 측정하였고 포도당을 표준당으로 하여 환 원당을 계산하였다. 적정 산도는 국세청 주류분석규정 (NTS, 2010)에 따라 여과된 시료를 정확히 10 mL을 채취 하여 100 mL 삼각플라스크에 넣은 후 혼합지시약(B.T.B & N.R) 2-3 방울 떨어뜨린 다음 0.1 N 수산화나트륨 용 액으로 중화 적정하며 시료의 pH가 6.85-7.0가 될 때까지 적정하면서 0.1 N 수산화나트륨 용액의 소비 mL 수치를 측정하여 산도로 하였다.
Lee et al. (2014)의 연구결과를 참조한 post-column 방 법을 적용하여 HPLC 분석을 실시하였다. 술덧 시료는 0.45 μm membrane filter을 사용하여 여과한 후 SHODEX RSpak KC-811 (8.0 mm ID×300 mm) column을 2개 연결 하여 사용하였으며 oven의 온도는 63°C, flow rate는 0.8 mL/min이었으며, 이동상은 3 mM perchloric acid이었고, injection volume은 10 μL이었다. 분리된 유기산은 reaction coil에서 0.2 mM BTB, 15 mM Na2HPO4, 2 mM NaOH를 사용하여 발색시켰으며, 이때 온도는 25°C, 발색용액의 flow rate는 1.0 mL/min로 하였고, 440 nm에서의 흡광도를 측정하여 검출하였다.
결과 및 고찰
수집한 전통누룩에서 얻은 현탁액을 배지에 도말한 결 과 매끈한 표면의 흰색의 효모 콜로니를 관측하였고 이를 2회 계대배양하여 순수 분리되었음을 고체 배지와 현미경 을 이용하여 확인하였다. 이들 균주들의 양조적성을 확인 하고 그중 가장 적합한 균주를 SC-1으로 명명하였다. 이 후 SC-1균주로부터 DNA를 추출하여 ITS1-5.8S rRNAITS4 영역을 PCR 한 결과 600 bp 가량의 예상된 DNA 단편을 획득하였으며 sequencing된 해당서열을 BLAST 프로그램(https://www.ncbi.nlm.nih.gov/BLAST/)을 이용 하여 비교·분석한 결과 NCBI에 등재된 W. anomalus ATCC 8168 서열과 100% 일치함을 확인하였다. 그리고 NCBI에 등재된 다른 W. anomalus, S. cerevisiae, Candida tropicalis 서열과 SC-1 서열을 MEGA7 프로그램(http:// www.megasoftware.net/)을 이용해 neighbor-joining 계통수를 작성하여 비교한 결과(Fig. 1) SC-1은 다수 W. anomalus의 rRNA 서열과 100% 일치하였으나 S. cerevisiae와는 상이 하였으므로 분리된 SC-1 효모는 W. anomalus인 것으로 동정하였다.
분리·동정한 W. anomalus SC-1과 시판 S. cerevisiae (La parisienne)를 각각 접종하고 발효제로 입국과 개량누룩을 사용하여 최종 발효 후 술덧의 화학적 특성 차이는 Table 3에 나타내었다. 본 실험에서 분리동정한 W. anomalus SC-1을 접종한 술덧의 최종 알코올 함량은 발효제로 입국 과 개량누룩을 사용한 경우 각각 17.8%와 18.9%로 나타 났다. 이와 같은 수치는 시판 S. cerevisiae를 접종하고 발 효제로 각각 입국과 개량누룩을 사용한 최종알코올 함량인 15.1%와 17.6%에 비해 높은 함량을 보였다. 따라서 전통 누룩에서 분리동정한 W. anomalus SC-1은 기존의 시판 효 모와 비교하여도 높은 알코올 발효능을 가지는 것을 확인 할 수 있었다. 또한 전통누룩만을 사용하는 전통적인 주류 담금에서 S. cerevisiae 외에 다른 종의 효모도 알코올 발 효에 관여함을 알 수 있었다. 이와 같은 결과는 발효제로 입국, 전통누룩, 개량누룩을 사용하고, 동일한 누룩에서 분 리한 S. cerevisiae와 P. anomala를 접종하여 병행복발효를 수행하여 P. anomala의 알코올 발효능에 대한 선행연구 (Kim et al., 2012) 에서도 확인된 바 있다.
환원당 함량은 W. anomalus SC-1를 사용하고 발효제로 입국과 개량누룩을 사용한 경우 모두 1.3 mg/mL을 나타내 었고 시판 S. cerevisiae를 사용하고 발효제로 입국과 개량 누룩을 사용한 경우 각각 27.5 mg/mL와 16.5 mg/mL를 나 타내어 발효제의 종류에 상관없이 W. anomalus SC-1가 시 판 S. cerevisiae에 비해 환원당의 소비가 많은 것으로 확 인되며 이는 W. anomalus SC-1에서 높은 알코올 함량을 보이는 결과와 일치하였다.
발효 종료 후 병행복발효 술덧의 산도는 발효제로 입국 을 사용하고 W. anomalus SC-1와 시판 S. cerevisiae를 접 종한 경우 각각 5.2mL와 4.5mL로 나타났으며, 발효제로 개 량누룩을 사용하고 W. anomalus SC-1와 시판 S. cerevisiae 를 접종한 경우 3.3mL와 3.6mL로 나타났다(Table 3). 사용 효모에 상관없이 발효제로 입국을 사용한 실험군에서 산도 가 높은 결과를 나타냈는데 이와 같은 결과는 산을 고함량 함유하고 있는 입국을 담금 원료로 사용한 결과에 기인하 는 것으로 추정된다(Kim et al., 2016). 발효제로 입국을 사용한 병행복발효 술덧의 경우, W. anomalus SC-1를 접 종한 술덧 중 유기산 함량은 citric acid 2174.6 μg/mL, succinic acid 1361.2 μg/mL, lactic acid 646.8 μg/mL, malic acid 157.5 μg/mL, acetic acid 150.6 μg/mL의 순으로 나타 났고, 시판 S. cerevisiae를 접종한 술덧 중 유기산 함량은 citric acid 2415.7 μg/mL, succinic acid 704.7 μg/mL, lactic acid 606.0 μg/mL, malic acid 396.9 μg/mL, acetic acid 79.2 μg/mL의 순으로 나타났다. 두 가지 효모 모두 생성된 유기산 중 citric acid의 함량이 가장 높았고 생성된 각각의 유기산 함량은 다소 차이가 있었으나 함량순서는 동일한 결과를 나타내었다. 발효제로 개량누룩을 사용한 병행복발 효 술덧의 경우, W. anomalus SC-1를 접종한 술덧 중 유기 산 함량은 lactic acid 2176.3 μg/mL, succinic acid 1323.9 μg/mL, citric acid 369.9 μg/mL, acetic acid 127.9 μg/mL, malic acid 126.4 μg/mL의 순서로 나타났고, 시판 S. cerevisiae를 접종한 술덧 중 유기산 함량은 lactic acid 1447.3 μg/mL, succinic acid 1113.2 μg/mL, citric acid 466.2 μg/mL, malic acid 411.7 μg/mL, acetic acid 311.0 μg/ mL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 경우 입국사용 술덧과는 달리 두 가지 효모 사용에 의해 생성된 유기산 중 lactic acid의 함량이 가장 높았으며 유기산 별 함량순서는 효모에 의한 차이가 없이 동일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따라서 생성된 유 기산의 종류와 함량은 사용된 효모의 차이보다는 발효제의 종류에 주로 의존하며 입국을 사용한 경우 citric acid, 개 량누룩을 사용한 경우 lactic acid가 가장 많이 생성됨을 알 수 있었고 이와 같은 발효제별 유기산 조성의 차이는 기존의 연구 결과(So et al., 1999;Kim et al., 2012)에서 도 확인된 바 있다.
요 약
본 연구에서는 산업 현장에서 병행복발효 술덧 양조에 사용되는 입국과 개량누룩을 전분 당화용 발효제로 사용 하고, 대한민국 강원도 삼척 지역에서 수집한 누룩에서 분리·동정한 W. anomalus SC-1을 사용하여 양조를 실시 한 결과, 산업용 알코올 발효 효모 S. cerevisiae 대비 동 등한 알코올 생성능을 보였고 유기산은 두 효모 모두 입 국을 사용한 경우 citric acid, 개량누룩을 사용한 경우 lactic acid가 가장 많이 생성되었다. W. anomalus를 적용 한 와인 및 중국 백주 제조를 위한 술덧의 품질 개선을 위한 다양한 연구 결과가 보고되고 있으므로 우리나라 고 유의 전통주류 양조 기전의 규명과 주질 다양성 확보 및 이를 통한 차별화된 품질의 전통주 제조를 위하여 전통누 룩 중 주요 알코올 발효 미생물로 분리되는 S. cerevisiae 외 야생효모의 알코올 발효 특성과 S. cerevisiae와의 상 호작용에 대한 심화 연구의 필요성에 대한 단서를 제공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