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후추(Piper nigrum L.)는 열대성 식물로서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는 향신료 중 하나이며, 특유의 매운 맛과 향 을 가지고 있고 직경 5 mm 정도의 구형으로 숙성된 정도 에 따라서 녹색, 홍색, 황색의 색을 가지게 된다. 흑후추 는 숙성직전에 채취하여 건조시킨 것으로 Piper nigrum이 라 하며, 백후추는 완숙된 열매의 겉껍질을 제거하여 건 조한 후추를 말한다(Clair et al., 1974; Purseglove et al., 1981). 후추는 매년 전 세계적으로 13만톤이 생산되고 있 으며, 향신료 전체 생산량의 25%, 무역량의 35%를 차지 하고 있고, 인도, 베트남이 주산지로 알려져 있다(Park, 2016). 이러한 후추는 음식의 향기나 맛을 내고 육류 및 생선의 이취를 제거하는데 효과적이며 비타민 C의 산화를 방지하는 등의 효과로 다양한 식품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 (Kim, 2002).
대부분의 향신료는 재배과정 중 다량의 세균, 곰팡이 및 포자 등에 노출되어 미생물의 오염도가 높으며, 또한 건조 상태에서 유통되면서 공기 중에 노출되어 외부의 환경으로 부터 쉽게 오염이 되기도 하여 가공 과정을 거친 후에도 곰팡이, 독소, 살모넬라 속과 같은 식중독 균이 검출되기도 하고(Schweiggert et al., 2007), Bacillus cereus, Bacillus subtilis와 같은 미생물 등이 검출되고 있다(Banerjee & Sarkar, 2004; Antai, 1988).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후추 는 유통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재래시장이나 유기농 매장 에서 유통되는 것은 일반세균은 104-107 CFU/g, Bacillus cereus는 102-105 CFU/g의 오염도를 보였으며, 공장에서 가 공공정을 거친 것들도 경우에 따라서는 일반세균은 103 CFU/g, Bacillus cereus는 102 CFU/g의 오염도를 보이기도 하였다(Park & Shin, 2016, Park, 2016).
후추나 대부분의 향신료들은 열매, 잎, 뿌리 등의 수확 후에 에틸렌옥사이드(ethylene oxide)나 프로필렌옥사이드 (propylene oxide) 등의 화학약품을 이용하여 훈증 처리, 방 사선 조사, 증기 처리 등의 전처리를 하고 있다(Hayashi et al., 2004; de Alwis & Grandison, 1992; Yi et al., 2001; Rico et al. 2010). 이후 세정 과정을 거쳐 분쇄 후 포장하여 제품을 생산하게 되는데 훈증 처리는 향신료가 가지고 있는 휘발성 향기 성분의 양을 감소시키고 인체에 유해한 물질을 형성할 수도 있다. 방사선 처리는 많은 설 비 비용과 함께 방사선 식품의 표시 의무로 인해 소비자 인식의 부정적 측면을 가지고 있으며, 증기 처리는 수분 함량의 증가로 저장성 및 유통과정 중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광펄스 살균기술은 가열살균 기술을 대체할 수 있는 비 가열 살균 기술의 하나로서 xenon lamp로부터 발생하는 강한 빛을 식품의 표면에 조사하여 열을 발생시키지 않고 식품에 존재하는 미생물을 사멸시킬 수 있는 기술이다 (Shin et al., 2010). 광펄스 살균 기술에 의한 미생물의 살 균은 photochemical과 photothermal 효과에 의한 것으로 pyrimidin dimer의 형성, single 및 double strand의 파괴, cyclobutane dimer의 형성, 순간적인 표면의 열발생등이 미 생물 사멸의 주된 요인으로 보고되고 있다(Dunn et al., 1991). 광펄스에 의한 분말 식품의 살균에 대한 연구를 보 면 Choi et al. (2009)은 Enterobacter sakazakii균을 분말 이유식에 접종하여 처리하였을 경우 약 4-5 log의 사멸효과 를 보였으며, Bae (2013)는 선식 분말을 3분 동안 광펄스 처리하였을 때 1.3 log, 고춧가루는 5분 처리시 0.3 log, 라 면스프는 5분 처리시 0.3 log의 사멸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보고하였다. 지금까지 광펄스 처리는 대부분 직사각형의 편평한 형태의 처리 용기에 시료를 얇게 깔아 처리한 것이 대부분으로 처리 용기의 형태가 살균에 미치는 영향이 큰 것에 비해 다양한 형태의 처리용기에 대한 실험이 부족한 상태이다.
본 연구에서는 널리 사용되고 있는 향신료 중 하나인 후 추를 원통형 처리용기를 이용하여 광펄스 처리에 의한 후 추의 살균 정도를 알아보고자 하였다.
재료 및 방법
본 실험에 사용한 후추는 전주 시내에 있는 전통시장, 유기농마트, 대형마트에서 판매되고 있는 것을 구매하여 미생물의 오염도를 측정(Park & Shin, 2016)한 후 오염도 가 높은 시료를 선택하여 실험에 사용하였다.
본 연구에 사용된 광펄스 처리 장치는 Park & Shin (2016) 이 사용한 것과 같은 장치로 전원공급부, 펄스발생기, 광원 과 처리용기로 구성되어 있다. 장치에 사용된 전원은 AC 220 V, 50/60 Hz의 단상전원이며, 장치에서 발생가능한 펄 스 수는 1-50 pps (pulse per second)이고, 1회에 작동할 수 있는 최대 시간은 60분이다. 광펄스 처리에 사용된 광원은 xenon gas를 충진한 석영재질의 것으로 무수은 제논 가스 로 충진되어져 있는 Heraeus Noblelight XAP series lamp (NL 4006, Heraeus Noblelight, Cambridge, UK)를 사용하 였다. 광원에서 발생되는 빛의 세기는 광원에 인가되는 전 압의 세기를 기준으로 실시하였다. 처리용기는 투명 아크 릴 재질의 원통형으로 내부에 바람을 넣어 시료가 회전하 여 섞일 수 있도록 자체 제작하여 사용하였다(Fig. 1). 광 펄스 처리 공간은 광원으로부터 발생되는 빛이 외부로 노 출되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검은색의 아크릴을 사용하여 직사각형의 room을 만들었으며, room안에는 광원과 처리 용기 사이의 간격을 조절할 수 있도록 제작을 하였다. 원 통 형태의 처리 용기에는 시료를 회전시키기 위하여 외부 로부터 바람의 방향을 조절할 수 있는 가이드를 용기 내부 에 설치하였고, 외부로부터 air pump를 이용한 공기의 유 량을 10-50 L/mL로 조절할 수 있는 유량계를 통해 처리용 기 내부로 필터를 통해 공기를 공급하여 시료가 유동적으 로 회전할 수 있도록 한 후 광펄스 처리를 하였다. 시료의 광펄스 처리 조건은 시료 1.2 g을 처리용기에 넣은 후 빛 의 세기는 700-1,000 V, 펄스 수는 5, 8, 10 pps, 처리용기 와 광원과의 거리는 1.5 cm, 4 cm, 풍속은 30 L/min, 처리 시간은 1, 3, 5, 7, 10분으로 하여 처리하였다.
광펄스 처리한 시료의 생균수를 측정하기 위하여 광펄스 처리한 시료 1 g을 생리식염수(NaCl 0.85%)로 단계적 희 석한 후 측정하고자 하는 균의 종류에 맞는 평판 배지, 즉 일반세균은 plate count agar (Difco Labortories, Detroit, MI, USA), B. cereus는 Mannitol-egg Yolk Polymyxin B agar (Difco Laboratories)를 사용하여 도말한 후 36°C에서 24-48시간 배양한 후 평판 배지위에 형성된 집락수를 계수 하여 CFU/g으로 나타내었다. 집락수는 30-300개 사이의 것을 계수하여 CFU/g으로 나타내었으며, 미생물의 사멸율 은 초기 균수(N0)에 대한 처리 후 생균수(N)의 비율을 계 산하여 표시하고, 모든 실험은 각 시료당 3회 반복 실험하 여 측정하였다.
결과 및 고찰
미생물의 사멸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중 빛의 세기는 높은 전압을 광원에 인가하면 광원으로부터 발생되는 빛 에너지의 밀도가 높아지며, 에너지 양이 많아서 미생물의 사멸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Cho et al., 2002). 원통형 용기를 이용하여 빛의 세기에 따른 흑후추 와 백후추의 일반세균과 B. cereus에 대한 살균 효과를 Fig. 2와 Fig. 3에 나타내었다. 일반세균의 초기 균수는 2.19-2.67×106 CFU/g이었으며, 700 V, 850 V에서는 약 0.4 log, 1,000 V에서는 0.55 log정도의 살균 효과를 나타내었 다. B. cereus의 경우에는 초기 균수는 2.88-4.35×103 CFU/ g이었으며, 700 V에서는 0.3 log, 850 V에서는 0.47 log, 그 리고 1,000 V에서는 0.6 log 정도의 살균 효과를 보여, 빛 의 세기가 약할 때는 일반세균에 대한 살균효과가 다소 높았으나 강한 빛에서는 큰 차이를 보이지는 않았다. 백 후추의 경우에는 일반 세균의 초기 균수는 1.15-2.33×103 CFU/g이었으며, 700 V, 850 V, 1,000 V에서 각각 0.5 log, 0.6 log, 0.7 log 정도의 살균 효과를 보였으며, B. cereus 는 초기 균수는 2.75-3.55×102 CFU/g이었으며, 700 V, 850 V, 1,000 V에서 각각 0.4 log, 0.45 log, 0.6 log의 사멸 효과를 나타내어 흑후추와 마찬가지로 일반세균에 대한 살균효과가 다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흑후추와 백후추 를 서로 비교하면 백후추에 대하여 7-17% 정도 높은 살 균 효과를 나타냈으며, 특히 일반세균에 대한 감소효과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Park (2014)에 의하면 유채새 싹을 광펄스 처리하였을 경우 700 V에서 10분 처리시 약 0.7 log의 살균효과가 있었으며, 850 V와 1,000 V에서는 0.9 log 정도의 살균 효과를 보여 빛의 세기가 클수록 살 균효과가 큰 것으로 보고하여 본 연구와 같은 결과를 나 타내었다. 흑후추와 백후추의 살균 효과의 차이는 흑후추 의 경우 미숙한 열매를 건조시키는 과정에서 껍질 표면에 주름이 생기게 되고 세척이나 열처리, 기타의 처리 후에 도 이 주름에 존재하는 균의 제거가 쉽지 않은 반면에, 백후추의 경우에는 성숙한 열매를 발효시킨 후에 껍질을 제거하여 건조하기 때문에 표면이 매끄러워 건조 이후의 공정에서 오염균의 제거가 흑후추에 비해 다소 용이하여 초기균수에 차이가 있는 것이 원인으로 판단된다(Claire et al., 1974; Purseglove et al., 1981). 분말 후추 제품의 살균 효과가 낮은 이유는 후추가 향신료 중에서도 오염도 가 높은 편에 속해 초기 균수가 높고, 포자를 형성하여 살균 저항성이 큰 미생물이 주종을 이루고 있으며(Baxter & Holzapfel, 2006), 또한 분쇄 전의 통후추의 경우 표면 에 굴곡과 주름이 많아 주름사이에 있는 미생물의 살균이 어렵고, 이러한 살균 저항성이 분쇄하여 가루로 가공한 이후에도 유지(Mok & Jeon, 2013)가 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펄스 수(pulse number per second, pps)에 따른 미생물의 사멸 효과를 알아보기 위해 펄스 수를 5 pps, 7 pps, 10 pps 로 다르게 하여 처리하였으며, 다른 처리 조건은 전압 1,000 V, 시료와 광원과의 거리는 1.5 cm로 하여 동일한 조 건에서 10분간 처리하였다. 펄스 수는 초당 광원에서 발생 되는 빛의 횟수로서 같은 세기의 빛이 여러 번 조사되는 것이며, 따라서 펄스 수가 커질수록 많은 양의 에너지를 식품에 전달할 수 있다. Fig. 4와 Fig. 5는 펄스 수에 따른 후추가루의 일반세균과 B. cereus의 살균 효과를 나타낸 것으로, 일반세균의 경우 초기 균수는 3.28-3.51×106 CFU/ g이었으며, 흑후추가루의 경우 5 pps에서는 0.68 log, 7 pps 에서는 0.71 log, 10 pps에서는 0.75 log의 사멸 효과를 나 타내어 펄스 수가 클수록 높은 살균 효과를 나타내었다. B. cereus도 일반 세균과 마찬가지로 펄스 수가 클수록 높 은 살균 효과를 나타내었는데 5 pps에서는 0.64 log, 7 pps 에서는 0.66 log, 10 pps에서는 0.74 log의 사멸 효과를 보 여 일반세균이 B. cereus보다는 높은 살균율을 나타내었다. 백후추가루의 펄스 수에 따른 살균 효과를 보면 일반세균 의 경우 초기 균수 2.37-2.53×104 CFU/g이고 5 pps에서는 0.69 log, 7 pps에서 0.75 log, 10 pps에서는 0.79 log의 사멸 효과를 보였다. B. cereus의 경우에는 5, 7, 10 pps에서 각 각 0.67 log, 0.72 log, 0.76 log의 살멸 효과를 보여 일반세 균과 B. cereus 모두 흑후추가루보다는 백후추가루가 더 높은 살균 효과를 보였다. Kim (2012)은 E. coli O157:H7 와 M. roseus의 경우 펄스 수가 높을수록 미생물의 사멸효 과가 커지며, 동일한 처리 시간에서도 펄스 수가 증가하면 사멸효과가 높아진다고 하여 본 연구결과와 같은 경향을 보였다.
시료와 광원 사이의 거리를 1.5 cm, 4 cm로 조절하고 거리 이외의 처리 조건은 전압 1,000 V, 펄스 수 5 pps, 처리시간 1, 3, 5, 7, 10분으로 하였을 때 미생물의 사멸 효과를 Fig. 6과 Fig. 7에 나타내었다. 흑후추가루의 경우 일반세균은 초기 균수가 2.19-3.00×106 CFU/g이었으며, 시 료와 광원간의 거리가 1.5 cm일 경우에는 0.56 log, 4 cm 에서는 0.38 log의 사멸효과를 보였으며, B. cereus는 초기 균수는 3.77-4.35×105 CFU/g이었으며, 거리 1.5 cm에서는 0.53 log, 4 cm에서는 0.37 log의 사멸효과를 보였다. 반면 에 백후추가루의 경우 일반세균은 최대 0.72 log, B. cereus는 0.44 log의 사멸효과를 보였다. 흑후추가루와 백 후추가루 모두 시료와 처리 용기 사이의 거리가 가까울수 록 높은 사멸효과를 나타내었는데 이는 시료와 광원 사이 의 거리가 가까울수록 시료표면에 광원에서 발생하는 에 너지가 밀도가 커지게 되고 미생물의 사멸에 영향을 미치 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Cho et al., 2002). Park (2014) 은 새싹 채소를 IPL 처리 하는데 있어서 광원과 시료사 이 거리가 멀어질수록 낮은 살균효과를 보여 본 연구와 비슷한 결과를 보였다.
후추가루의 입자 크기에 따른 살균 효과를 알아보기 위 해 분쇄된 흑후추가루를 36 mesh와 18 mesh의 체로 거른 후 광펄스 처리를 하였으며, 그 결과를 Fig. 8에 나타내었 다. 입자크기에 따른 광펄스의 사멸효과는 일반세균은 36 mesh의 경우 약 0.56 log, 18 mesh의 경우 0.6 log의 감소 효과를 보였으며, B. cereus는 36 mesh는 0.48 log, 18 mesh 는 0.52 log의 감소효과를 보여 입자의 크기에 따른 살균 효과에는 차이가 없었다(p<0.05). 입자의 크기가 큰 것이 다소 살균율이 높은 것은 입자가 작을수록 후추의 표면적 이 넓어지고 빛이 조사되어야 할 면적도 넓어지게 되며, 후추가루 표면에 존재하는 미생물도 여러 입자에 나누어져 분포하게 되어 살균이 어렵게 되는데 원인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입자크기에 따른 향신료의 연구 결과로 Jung et al. (2011)은 고춧가루의 적외선 살균시 입자의 크기를 달 리하였을 때 살균 효과를 알아보았는데 입자의 크기와 상 관없이 살균의 효과가 거의 없다고 보고하여, 향신료의 종 류가 다르기는 하나 적외선보다는 광펄스 살균이 분말의 살균에 효과가 크다고 판단된다.
요 약
비가열 살균 기술 중 하나인 광펄스 기술을 이용하여 후 추에 존재하는 미생물의 사멸 효과를 원통형 처리 용기를 이용하여 검토하였다. 후추에 존재하는 미생물의 오염도는 일반세균은 약 2.0-4.0×106 CFU/g, Bacillus cereus는 약 3.0-5.0×103 CFU/g이었다. 펄스 수 5 pps, 광원과 처리용기 사이의 거리 4 cm의 동일한 조건에서 빛의 세기를 달리하 여 처리하였을 경우 빛의 세기가 강할수록 사멸정도는 증 가하였으며, 빛의 세기 1,000 V에서 흑후추의 경우 일반세 균은 0.55 log, B. cereus는 0.6 log, 백후추의 경우 일반세 균은 0.7 log, B. cereus는 0.6 log의 사멸효과를 보였다. 펄 스 수를 달리하였을 경우에는 펄스수가 증가할수록 높은 사멸율을 보였으며, 광원과 처리 용기사이의 거리에 따른 사멸효과를 거리가 짧을수록 사멸율은 증가하였다. 입자의 크기에 따른 사멸 효과는 입자의 크기가 클수록 살균효과 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후춧가루의 살균에 있어 광펄스 기술은 처리 조건에 따라 40-80%정도의 사멸율을 나타내 어 후춧가루의 비가열 살균 기술로서의 적용 가능성을 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