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아스파라거스목(Asparagales), 수선화과(Amaryllidaceae), 부추속(Allium)에 속하는 양파(Allium cepa L.)는 특유의 맛과 향기를 지니고 있어 고추, 마늘과 더불어 전 세계적 으로 가장 많이 이용되고 있는 조미 채소 중의 하나이다 (Kim & Chun, 2001). 양파는 우리나라에서는 남부지역을 중심으로 많이 재배되고 있는데, 수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 고 수확기가 우기와 겹쳐 있어 저장성이 낮아 전체 생산량 의 10-20%가 상품적 가치를 잃어 퇴비로 사용되거나 버려 지는 경우가 많다(Lee et al., 2004). 따라서 양파는 산지 가공을 통하여 저장 효과를 증대시키거나 발효 등의 가공 식품으로 제조하여 부가가치를 향상시킬 필요성이 있다. 양파에는 플라보노이드계 색소인 quercetin, quercitrin, kaempferol, rutin 등이 함유되어 있고, 플라보노이드계 이 외의 황화합물인 diallyl disulfide, allyl propyl disulfide 등 의 다양한 생리활성물질들이 함유되어 있는데(Lee et al., 2010), 이들은 항산화효과(Lee & Park, 1996), 혈전예방 (Kim & Lee, 2001), 항암효과(Hung, 2007), 혈당저하 효과 (Azuma et al., 2007), 심혈관계 질환 예방 효과(Sheo & Jung, 1997), 항균효과(Ramos et al., 2006), 중금속 제거작 용(Lee et al., 1999) 등을 지니고 있다.
식초는 식생활에서 오랜 역사를 지닌 중요한 전통발효 식품으로, 최근 식초의 여러 가지 효능이 과학적으로 규명 되면서 식초 소비량이 점차 증가하고 고급화되어 단순한 조미 용도에서 식초 음료 등 다양한 기능성 소재로서 뿐만 아니라 건강식품으로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Casale et al., 2006). 식초 발효는 표면 배양에 의한 회분식 발효, 심 부 배양에 의한 연속식(또는 반연속식) 발효, 고정화 담체 또는 twin bioreactor를 이용한 연속식 발효가 있는데, 일반 적으로 식초 생산은 효모에 의해 당에서 에탄올의 통성혐 기적 전환과 에탄올에서 초산으로 호기적 산화하는 2단 발 효로 이루어진다(Matsutani et al., 2013;Valera et al., 2015).
전통적인 식초 생산 방법은 곡물을 사용하여 병행 복발 효법으로 제조하여 6, 7개월의 장시간이 소요되는 문제점 이 있기 때문에 대량생산 체계를 도입하는 산업화 공정에 서는 발효시간을 대폭 단축할 필요가 있다. 또한 식초 생 산의 공정 흐름을 단순화하기 위한 발효공정의 개선도 꾸 준히 이루어지고 있다(Tesfaye et al., 2002).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다양한 생리활성기능을 지닌 양파 를 이용하여 기능성이 강화되고 기호성을 높인 식초를 제 조하기 위하여 막걸리로부터 분리한 초산균을 이용하여 양 파 착즙액을 발효시킨 양파 식초 제조공정의 최적발효 조 건을 검토하였다.
재료 및 방법
본 연구에서 식초 생산을 위한 초산균은 막걸리로부터 분리된 Acetobacter orientalis MAK88 (Lee et al., 2017)을 사용하였고, 양파는 경기도 성남 소재 마켓에서 구입하였다.
양파 착즙액은 다음과 같이 5가지 방법으로 제조하였다. 1) 통양파에 5배량 되는 물을 첨가하고 100°C에서 3시간 동안 열수 추출한 후 부직포로 여과한 뒤 121°C에서 15분 간 살균. 2) 통양파를 121°C에서 15분간 찐 뒤 가압 착즙 하여 부직포로 여과한 후 121°C에서 15분간 살균. 3) 통 양파를 105°C에서 10분간 찐 뒤 가압 착즙 후 8,000×g에 서 30분간 원심 분리한 다음 상등액을 121°C 에서 15분간 살균. 4) 양파를 가정용 녹즙기로 분쇄한 후 105°C에 10분 간 가열한 다음 8,000×g에서 30분간 원심 분리하여 상등 액을 121°C에서 15분간 살균. 5) 양파를 가정용 녹즙기로 분쇄한 후 100°C에서 30분간 가열하고 착즙한 다음 여과 하여 110°C에서 10분간 살균.
시료의 적정산도를 측정하기 위하여 배양액을 16,100×g 에서 1분간 원심분리하여 균체를 제거하고 상등액 2 mL를 취하여 증류수 18 mL에 희석하였다. 여기에 0.1%(w/v) phenolphthalein 용액 500 μL를 첨가한 후 30초 동안 미홍 색이 없어지지 않을 때까지 0.1 N NaOH로 적정하여, 그 소비량을 아래 식을 이용하여 % 적정 산도로 계산하였다.
한편, 시료의 pH는 배양액을 원심분리한 다음 상등액을 pH meter (FE-20K, Mettler Toledo, Columbus, OH, USA) 를 이용하여 측정하였다.
결과 및 고찰
양파 식초를 제조하기 위하여 본 연구진이 보유하고 있 는 초산균주 중에서 내산성과 내알코올성이 우수하고 양파 착즙액을 이용한 초산 발효능이 우수하며 산 생성능이 높 은 Acetobacter orientalis MAK88 (Lee et al., 2017)을 사 용하였다. 식초 발효에 관련된 연구를 보면 전통적인 발효 를 통해 제조된 식초로부터 균주를 분리하거나(Kang et al., 2006;Mo et al., 2013) 숙성된 김치액이나 시판 중인 식초로부터 초산균주를 (Kim et al., 2008) 분리하는 경우, 또는 공시 균주를 균주분양기관으로부터 분양받아 사용하 는 경우(Park et al., 2010)가 대부분인데, 본 연구에서와 같이 막걸리로부터 직접 초산균주를 분리하여 식초발효에 사용한 연구는 본 연구가 최초이다.
양파 착즙액에 주정을 각각 4, 5, 6, 7% (v/v)가 되도록 첨가한 후 A. orientalis MAK88의 종배양액을 5% (v/v) 접 종하여 28°C에서 200 rpm으로 144시간 동안 진탕 배양으로 발효시켜 양파 착즙액의 초기 에탄올 농도가 초산균의 생육 과 초산 생성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았다. 균주의 생육도 를 흡광도 600 nm에서 측정한 결과 A. orientalis MAK88은 초기 에탄올 농도가 4, 5% (v/v)일 때 생육이 각각 0.85, 0.88로 가장 좋았고 6, 7% (v/v) 주정 첨가군은 OD 값이 4, 5% (v/v) 주정 첨가군보다 약 0.1 낮았다(Fig. 1A).
초기 에탄올 농도에 따른 산도 변화는 Fig. 1B에 나타내 었는데 A. orientalis MAK88은 초기 에탄올 농도가 4.5% (v/v)일 때 96시간까지는 산 생성이 좋았으나 96시간 이후 에 4% (v/v) 주정 첨가군은 산 생성량이 더 이상 증가하 지 않고 144시간에 3.70%이 되었고, 5% (v/v) 주정 첨가 군은 지속적으로 산이 생성되어 144시간에는 4.31%로 산 생성이 가장 우수하였다. 초기 에탄올 농도가 증가할수록 산 생성능이 저하되는 것이 관찰되는데 이것은 초기 에탄 올 농도가 3% (v/v) 이상 되면 에탄올 농도에 증가할수록 균주 생육곡선에서 lag phase가 길어지기 때문이라고 판단 된다(Saeki et al., 1997).
Kim et al. (1996)은 매실식초 제조 시 초기 에탄올 함 량 8% (v/v) 이상에서는 총산의 증가가 적었으며, 에탄올 6% (v/v)가 가장 효과적이었다고 보고한 바 있고, Shin & Jeong (2003)은 초기 에탄올 함량이 5-6% (v/v)일 경우 초 산 생산 수율이 60% 이상으로 다른 초기 에탄올 농도보다 초산 발효에 효과적임을 보고하였다. Kang et al. (2006)은 유자식초 제조 시 초기 에탄올 농도를 3, 5, 7, 9% (v/v) 로 조정하였을 때 5% (v/v) 첨가구가 초산 함량이 6.8%로 가장 높았다고 보고하였는데, 이는 본 실험의 결과와 일치 하는 결과로서 일반적으로 식초 발효에는 5-8% (v/v)의 에 탄올이 이용되고 있으며, 최적 에탄올 농도는 균주 및 발 효조건에 따라 영향을 받는 것으로 판단되었다.
양파 착즙액에 5% (v/v) 주정을 첨가한 후 초기 초산 농 도를 각각 0, 1, 2, 3% (v/v)로 조정하여 A. orientalis MAK88의 종배양액을 접종한 후 28°C에서 200 rpm으로 144시간 동안 진탕 배양으로 발효시켜 양파 착즙액의 초기 산도에 따른 균주의 생육도와 산도를 조사하였다. A. orientalis MAK88은 초산을 첨가하지 않았을 때 144시간 에서 OD 값이 1.39로 가장 높았으며, 초산 농도가 높아질 수록 생육도는 감소하였는데, 3% (v/v)의 초산농도에서는 전혀 생육하지 않았다(Fig. 1C).
초기 산도에 따른 산도 변화는 Fig. 1D에 나타내었는데, A. orientalis MAK88은 초기 초산 농도 1% (v/v)일 때 가 장 빠르게 산도 4%에 도달하였고 최종 산도는 5.32%로 가 장 높았다. 0, 2% (v/v) 초산 첨가군은 산도가 4%까지 도 달되는 시간이 늦고 최종 산도가 각각 4.74, 4.29%로 1% (v/v) 초산 첨가군보다 낮은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3% (v/v) 초산 첨가군은 산도의 변화가 거의 없었다(Fig. 1D).
Kim et al. (1985)은 보리 식초 제조 시 초기 산도가 증 가할수록 초산 발효의 유도기가 길어지므로 2% (v/v)로 조 정하는 것이 적당하다고 보고하였지만 본 연구에서는 초기 초산 농도가 2% (v/v)일 때 초산 발효 유도기만 길어질 뿐 초산 수율은 높지 않았다. Shin & Jeong (2003)은 초 기 산도를 0.5, 1.0, 1.5 및 2.0% (v/v)로 비교한 결과 초기 총산 0.5%에서는 발효 8일에 4.78%로 최고치를 나타내었 고, 1.0, 1.5, 2.0%에서는 발효 6일에 총산이 각각 5.88, 5.79, 5.21%로 최고치를 나타내었다고 보고한 바 있다. 본 연구에서는 Shin & Jeong (2003)의 연구와 같이 1% (v/v) 의 초산 첨가가 가장 우수한 산 생성을 나타내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양파 착즙액에 5% (v/v) 주정을 첨가한 후 A. orientalis MAK88의 균주 종배양액을 접종하여 28, 32, 37°C에서 200 rpm으로 144시간 동안 진탕 배양하여 온도에 따른 균 주의 생육도와 산도를 조사하였다.
A. orientalis MAK88의 생육도는 32°C에서 0.9로 가장 높고 28°C가 0.77로 그 뒤를 이었으며, 37°C에서는 0.04로 전혀 생육이 이루어지지 않아 온도에 의한 영향을 많이 받 았다(Fig. 2A). 온도에 따른 산도 변화는 Fig. 2B에 나타내 었는데, A. orientalis MAK88은 28°C에서 48시간 만에 3.57%에 도달하면서 산도가 급격히 증가하였으며, 이후로 완만히 증가하여 144시간에는 4.29%까지 도달하였다. 반 면 32, 37°C에서는 48시간까지 산도 증가가 전혀 없었으며, 32°C에서 144시간에 3.51%에 도달하였고 37°C에서는 산을 생성하지 못하였다.
Park et al. (2002)은 15, 20, 25, 30, 34, 37°C에서 초산 균을 배양하면서 최적 생육 온도를 관찰한 결과 37°C에서 는 전혀 생육하지 않았고 15°C에서 34°C까지 생육 가능하 였으나 30°C일 때 가장 생육이 양호하였다고 보고하였으 며, 대부분의 연구들은 30°C를 초산균의 최적 온도로 선택 하였다(Ory et al., 2002;Krusong et al., 2014;Qi et al., 2014). Oh (1992)는 20-35°C로 조정하여 7일간 배양 후 관 찰한 결과 28°C에서 총산과 균체량이 모두 최고치를 나타 내었으므로 발효 최적온도는 28°C라고 보고하였고 본 실험 에서도 28°C가 가장 우수하다고 판단하였다. 하지만 Lee et al. (1999)은 25°C에서 가장 높은 산 생성량을 나타냈으 며 30°C에서 배양했을 때 감소하는 경향을 나타냈다고 보 고하였는데, 이는 초산 생성능의 특성과 균주의 종류에 따 른 차이로 인한 결과라고 생각된다.
이전 연구들의 양파 착즙법을 참고하여 여러 가지 방법 으로 양파 착즙액을 제조한 후 양파 착즙액의 제조 방법에 따른 초산 균주의 생육과 초산 생산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 보았다. 재료 및 방법에 기술된 바와 같이 5가지 방법에 따라 양파 착즙액을 제조한 후 5% (v/v) 주정을 첨가한 다음 A. orientalis MAK88의 종배양액을 접종한 후 28°C 에서 200 rpm으로 144시간 진탕 배양하여 양파 착즙액의 착즙 방법에 따른 균주의 생육도와 산도를 조사하였다. A. orientalis MAK88은 양파 착즙법 3의 착즙액에서 2.97의 가장 높은 생육도를 나타내었다(Fig. 2C). 이 외의 착즙 방 법으로 제조한 착즙액을 이용하여 발효하였을 경우에는 착 즙법 3보다 모두 낮은 생육도를 보였다.
양파 착즙법에 따른 산도 변화는 Fig. 2D에 나타내었는 데, 양파 착즙법 2의 착즙액에서 최종 산도가 4.29%로 가 장 높은 산도를 보였으며, 양파 착즙법 3의 착즙액에서는 산도 2.3%에서 과산화를 일으키며 1% 초반까지 떨어져서 초산 발효에는 부적합하였다. 양파 착즙법 4의 경우 최종 산도가 4.2%로서 두 번째로 높았으며, 양파 착즙법 1과 5 는 최종 산도가 3.93%로 비슷하였다. 따라서 통 양파를 121°C에서 15분간 가열한 뒤 가압 착즙 후 여과한 다음 121°C에서 15분하여 제조한 양파 착즙법 2의 착즙액을 이 용한 것이 발효에 가장 적합한 것으로 판단되었으며 이때 양파 착즙액의 수율은 1.5 kg당 1 L이었다.
양파 착즙액의 농도를 각각 25, 50, 75, 100% (v/v)가 되도록 멸균한 증류수로 희석한 후 주정을 5% (v/v) 첨가 하여 A. orientalis MAK88의 종 배양액을 접종하였다. 이 를 28°C에서 200 rpm으로 144시간 동안 진탕 배양하여 양파 착즙액의 농도에 따른 균주의 생육도와 산도 영향을 조사하였다. A. orientalis MAK88은 100% (v/v) 양파 착 즙액에서 OD 값이 0.7로 가장 우수한 생육도를 보였으며, 25, 50, 75% (v/v)의 양파 착즙 희석액에서는 0.59, 0.64, 0.65로 유사한 경향을 보였다(Fig. 3A). 양파 착즙액의 농 도에 따른 산도 변화는 Fig. 3B에 나타내었는데 A. orientalis MAK88은 100% 착즙액에서 최종 산도가 4.8% 로 가장 높았으며, 25, 50, 75% (v/v)의 양파 착즙 희석액 에서는 각각 4.23, 4.35, 4.35%로 유사하였다. 본 연구 뿐 만 아니라 양파 착즙액을 이용한 다른 연구에서도 양파 착 즙액을 희석하여 사용하지 않고 원액을 사용하였다(Park, 2007;Kim et al., 2008).
본 연구에서 앙파 착즙액을 이용한 식초 발효 시 발효 조 건을 최적화하였는 바, 효모균주에 의한 에탄올 발효와 초산 균주를 이용한 초산발효의 2단 발효를 통한 식초 제조 공정 최적화에 본 연구결과가 이용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요 약
양파를 이용하여 식초를 제조하기 위하여 막걸리로부터 분리된 내산성과 내알코올성이 우수하고 산생성능이 높은 Aectoacter orientalis MAK88를 사용하였다. 양파 추출액에 A. orientalis MAK88의 종배양액을 접종하여 초산 발효를 실시하였을 경우, 발효 최적 조건을 조사하였다. 앙파 추출 액 중의 초기 에탄올 농도는 5% (v/v)가 최적이었으며, 발 효 144시간에서의 산도는 4.31%이었다. 초기 초산 농도는 1% (v/v)가 최적으로 발효 144시간에서의 최종 산도는 5.32%였다. 최적 발효온도는 28°C로 확인되었다. 양파 착 즙액은 통 양파를 121°C에서 15분간 가열한 뒤 가압 착즙 후 여과한 다음 121°C에서 15분간 살균하여 제조한 것이 발효에 가장 적합하였으며, 희석하지 않은 착즙 원액을 사 용하는 것이 가장 좋았다.